"아기들 눕혀서 기저귀 갈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좋죠.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서로 돕고 참 좋은 분들이 많아요."
14일 오후 2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키즈버스'가 등장했다. 태어난 지 25개월이 된 딸을 둔 김모씨(36)는 "집회에 혼자 나오는 것과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은 천지 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키즈버스는 40인승 이상 대형버스로 집회에 참여한 한 아이 어머니가 대절했다. 영유아 기저귀 교체와 모유·분유 수유를 위해 마련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운영된 키즈버스는 밤 9시까지 자리를 지킨다.
키즈버스 운영자는 포스터를 통해 "우리 아이 500일 기념 여행비를 털어 버스를 빌렸다"며 "이 시국에 무슨 여행인가. 같은 처지인 분들 바람도 피하고 기저귀라도 편히 갈아보자"고 밝혔다.
키즈버스 문에는 '임산부 및 아이들과 보호자들의 임시 쉼터', '버스에 비치된 물품은 시민들의 소중한 후원 물품이니 배려 있는 사용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적혔다. 아버지도 함께 탑승할 수 있는 '함께버스'도 옆에 있다.
집회 참가자 원모씨(28)는 이날 키즈버스에 물품을 후원했다. 비상용 액상분유 48개, 물티슈 50개입 10개, 군고구마바 120개, 어린이주스 48개, 어린이과자 150개를 지원했다. 한 어르신은 "집회 가는 사람들 주시라"며 핫팩을 전달했다.
원씨는 "엊그제 키즈버스 안내문을 보고 바로 후원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젊은 엄마아빠들은 제 또래일 텐데 그분들이 집회를 나갔을 때 이것저것 깜빡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