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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황’ 나훈아가 이번 탄핵 정국에 대해 언급했다.
나훈아는 7일 대구 엑스코 동관에서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로 관객과 만났다.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사태 이후 4일 만이다.
가수 은퇴를 선언한 뒤, 마지막 대구 콘서트 무대에 오른 그는 공연 중반 ‘공(空)’을 부르다 이번 사태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 1호에는 ‘정당 활동과 일체의 집회·결사 활동 금지, 모든 언론과 출판의 계엄사 통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나훈아는 “요 며칠 전 밤을 꼴딱 새웠다. 공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면서 “집회가 금지된단다. ‘우짜면 좋노’ 싶더라. 새벽에 계엄 해제가 되는 걸 보고 술 한잔하고 잤다”라고 그날 밤을 돌아봤다.
이어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국회의사당이 어디고? 용산은 어느 쪽이고? 여당, 야당 대표 집은 어디고?”라면서 들고 있던 부채를 하늘로 들고 “이 부채 끝에 (기운을) 모아서 부릅니다”라고 관객과 함께 노래의 후렴부인 ‘띠리 띠리 띠리리’를 열창했다.
나훈아가 작사·작곡한 공은 잠시 머물다가 가는 길지 않은 인생, 아등바등 욕심부리지 말고 살자는 내용의 철학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살다 보면 알게 돼. 일러주지 않아도. 너나 나나 모두 다 어리석다는 것을’, ‘백 년도 힘든 것을. 천 년을 살 것처럼’, ‘살다 보면 알게 돼. 비운다는 의미를. 내가 가진 것들이 모두 꿈이었다는 것을’ 등 혼란스런 작금의 세태를 비판하고 대중을 위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 가요계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나훈아다. 1966년 데뷔해 그간 11명의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가황’의 자리를 유지했다.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 못 박은 그는 대중음악 가수로는 드물게 사회적 현안에 대한 소신을 용기있게 밝혀왔다.
이날 그는 “정치의 근본이 무엇이냐.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배곯지 않게 하는 것이 원리”라면서 “대한민국에서 문제 되는 거, 이걸로 국회서 밤을 새우고 고민을 해야 한다”라고 여야당 정치인들을 향해 일갈했다.
한편 전국투어로 은퇴 전 팬들을 만나고 있는 나훈아는 내년 1월 서울에서 마지막 은퇴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 콘서트 리뷰는 아직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에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전국투어의 마지막이 서울 공연이 끝나는 날 게시할 예정입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