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탄핵 표결 전만 하더라도 국민의힘에선 부결 가능성이 거론됐다.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7명(김상욱ㆍ김예지ㆍ김재섭ㆍ안철수ㆍ조경태ㆍ진종오ㆍ한지아) 가운데 진종오 최고위원과 한지아 수석대변인이 찬성 아닌 기권 의사를 밝혔다.
비공개 의총에서 탄핵 찬성 의사를 묻자 고동진ㆍ김건ㆍ김소희ㆍ김재섭ㆍ안상훈 의원 등 친한계 초선 5명만 손을 들었다. 서범수 사무총장과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 등도 기권하겠다고 했다. "이탈표가 상당할 것"이라는 세간의 분석과는 분위기가 달랐던 것이다.
예상과 다른 결과에 탄핵안 통과 직후 의총 분위기는 살벌했다고 한다. 한 참석 의원은 “친한계 핵심 의원 숫자와 엇비슷한 12표로 탄핵안이 가까스로 가결되자 의원들이 엄청 열 받아 했다”며 “한 대표가 찬성을 추동한 탓에 가결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표결 전 의총에서 찬성하겠다던 고동진 의원과 기권 의사를 밝혔던 진종오 최고위원은 연달아 발언권을 얻어 “사실 탄핵 반대표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임이자 의원이 “당 대표가 왜 당론을 따르지 않느냐. 누굴 위한 당 대표냐”고 따지자 한 대표는 “제가 투표를 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는 분명히 어떤 의도라고 밝혔고, 이후 헌법기관 한분 한분이 투표해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 대답을 듣느라 조용하던 의총장은 이때부터 고성으로 뒤덮였다.
▶김미애 의원=“탄핵 찬성을 밝히기 전에 당원 의견 수렴 절차가 있었나.”
▶한 대표=“여러분 의견 모아서 말한 게 아니다. 당 대표 입장에서 의견 낼 수 있다.”
▶김민전 의원=“한 대표가 윤 대통령 직무수행이 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도 더는 당 대표 직무수행이 불가능하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만두셔라.”
▶한 대표=“여러분, 비상계엄은 제가 한 게 아니다.”
▶김정재 의원=“(한 대표는) 우리 당이라고 할 수 없다.”
곧이어 한 대표를 향해 “이야 저런 식으로 넘어가는구나”, “대표 불신임안을 제안한다”, “한 대표 내려와라”는 등의 고성이 잇달았다. 한 대표가 설전 도중 옅은 웃음을 짓자 한 남성 의원은 “이게 지금 웃을 일이냐”며 소리쳤다고 한다.
한 대표는 의총 참석 9분 만에 자리를 떴다. 한 대표 퇴장 직후 발언을 자청한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더는 미룰 필요가 없어졌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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