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지우면 남이 된다고, 뉴진스가 이름에 선 하나를 그은 '뉴진즈’로 돌아왔다.
뉴진스 멤버들은 14일 'jeanzforfree'라는 슬로건과 함께 새 SNS 계정을 개설했다. 표기도 발음도 헷갈릴 정도로 흡사한 ‘뉴진즈’라는 팀 명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가짜 계정이라는 말도 돌았으나, 계정은 실제 뉴진스, 아니 ‘뉴진즈’ 멤버들의 공식 SNS가 맞았다. 계정은 하루 만에 220만 팔로워를 기록하더니 16일 오전 기준 250만 팔로워를 돌파했다.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11월 말 이후, ‘뉴진즈’ 멤버들과 이들의 실질적 리더 민희진(어도어 전 대표)이 가장 자주 쓰는 단어는 ‘free', '자유'다. 멤버 민지는 "이날 만을 기다렸다"라며 벅차했고, 다니엘은 "Missed this like crazy"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니 역시 "우리 인스타 감당할 수 있겠어?"라며 새로운 팀명, 뉴진즈 홍보에 적극 참여했다.
이렇게 ‘뉴진즈’는 자유를 외치며 광장으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광복을 외치기엔 이르다.
뉴진스와 민희진은 12월 2일 디스패치의 보도로 어도어와의 전쟁의 핵심 쟁점인 템퍼링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템퍼링은 K팝 시장에 파괴력을 행사하는 위험 요소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최근 아티스트가 템퍼링 의혹에 휘말리는 것 만으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문'을 발표했다. 사측과 계약이 끝나지 않은 아티스트가 외부 투자자와 접촉(통상 3개월 기준)하는 시도 자체를 하지 말라는 얘기다.
민희진은 뉴진스와 어도어의 전속계약이 5년 여 남은 시점인 올해 9월 멤버 혜인의 큰아빠와 함께 상장사 다보링크의 대주주인 A회장을 만났다. ‘설’도 ‘소문’도 아니다. 매체는 세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해 보도했다. 그간 모호하게 의문으로만 제기됐던 ‘템퍼링’, ‘사전 투자자 접촉’, '가족회사 설립‘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날이다.
어떤 이유건 민희진과 뉴진스는 이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명했어야 한다. 특히 난데없이 등장한 큰아빠의 정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11월 5일 민희진은 “어떤 투자자도 만난 적 없다”며 투자설을 부인했고, 뉴진스는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 11월 14일 어도어에 시정 요구를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멤버들은 내용증명에서 자신들을 둘러싼 가족 및 친인척에 대한 소문을 강하게 부인했다.
“멤버들의 가족, 친지 관련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고 있는데 뉴진스는 이러한 소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거짓 소문을 퍼뜨려 뉴진스를 음해하는 자들이 있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적어도 민희진과 혜인의 큰아빠는 이로부터 2~3개월 여 전인 9월 30일 다보링크 대주주 A회장과 만났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다보링크는 증권가 지라시에서 ‘민희진 테마주’로 언급된 기업이다. 뉴진스를 영입하기 위해 민희진에게 투자한다는 소문이 떠돌았던 상장사다.
또 우연인지 필연인지, 다보링크와 민희진, 큰아빠의 교집합은 거듭 반복됐다. 혜인의 큰아빠는 9월 30일 민희진과 함께 A회장과 만난 후인 10월 2일, 다보링크의 사내이사 후보로 등록됐다. 그리고 다보링크는 공교롭게도 민희진이 투자자와 관련된 소문을 부정한 11월 5일 혜인의 큰아빠를 비롯한 7인의 사내 이사 후보를 교체한다는 내용의 정정 공시 서류를 제출했다.
뉴진스는 직접 “가족, 친인척과 관련된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혜인의 큰아빠에 대한 소문이 업계에 일파만파 퍼지던 시기였다. 민희진은 템퍼링 의혹이 제기될 때 마다 뉴진스와 '피프티피프티 사태'는 다르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곤 했다.
가족과 관련된 모든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뉴진스의 부정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혜인의 큰아빠가 보여준 행보는 가족회사 설립 의혹, 템퍼링 의혹을 사기 충분하고, 이 모든 것은 어도어가 제기한 전속계약유효확인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뉴진즈’의 자유에 날개가 달릴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팬들은 이들이 오래, 멀리 날길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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