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는 그저 그런 진부하고 뻔한 20대 헤테로 대학원생이 10대 헤테로 소년 꼬셔놓고 냅다 자긴 결혼한다고 빤스런하는 내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스물다섯인 지금 다시 보니까 그땐 안보였던 너무 많은 것들이 다시 보임…
고딩일땐 엘리오 입장에만 이입해서 올리버란 캐릭터가 잘 이해가 안됐는데 나도 나이를 먹었나 다시 보니까 엘리오보단 올리버 심정이 더 이해가 감
시대적 배경도 그렇고 교수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선 일반적인 사회 규율을 벗어나는 게 단순히 사랑만으로는 불가능한 선택이었을 듯
마지막 통화에서도 엘리오의 부모님이 부럽다고 자긴 그랬으면 자기 부모님이 교화소에 집어 넣었을거라는 말 보면 올리버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사람이라 더 쉽지 않았겠구나 싶고
엘리오는 마지막 전화 이후로 잔인했지만 강렬했던 첫사랑으로 벽난로 앞에서 우는 걸 마지막으로 올리버를 털어내고 잘 살아갈 것 같은 느낌인데 올리버는 자기가 한 선택에 갇혀서 영원히 엘리오를 못 잊으면서 살아갈 것 같은 느낌임 평생 기억하고 살듯
사랑은 어떤 형태로든 존재할 수 있는거구나 싶고,, 암튼 이거 속편 나온다길래 엄청 기대했는데 올리버 배우 논란 터져서 영영 무산 됐다는 게 너무 아쉬울 뿐이고ㅠㅋㅋㅋ 근데 이렇게 열린 결말인 채로 영원히 끝나는 것도 나쁘진 않은 듯
재탕하면 재탕할 수록 진짜 더더 잘 만든 영화인 게 체감 됨 왜 그렇게 상을 휩쓸었는 지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