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국민의힘에선 일주일째 탄핵 찬성 의견을 낸 의원들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색출하자는 공세가 지속되고 있다. 당 안에선 “국민의힘판 ‘더 글로리’가 펼쳐지고 있다”는 자조가 나온다.
윤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한 김상욱 의원은 2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왕따’ 분위기가 없지 않은 것 같다. 여기도 저기도 못끼는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며 “당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지역구인 울산에서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자신을 향한 헛소문 내기나 뒷조사 등 조직적인 괴롭힘이 횡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너는 인간이 덜 됐다. 인간이 문제다’라는 식으로 공격을 당한다. 조직적으로 사회적 기반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인격을 말살시키려 하니 감당을 못 하겠다”며 “차라리 앞에서 협박하는 게 낫다. 조직적으로 뒤로 괴롭히니 너무 힘들다. 지금 상황은 딱 마녀사냥, 인민재판인 것 같다”고 호소했다. 가족들을 향한 근거 없는 비방도 서슴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선 여전히 ‘탄핵 찬성 의원들을 색출하자’는 주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판단한 것이다. 이 분들을 색출하자는 것은 양심에 따른 판단을 못하게 막는 것이고, 당론에 따르도록 전체주의적으로 옥죄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정당에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이 국민의힘 의원 최소 12명 찬성으로 국회 문턱을 넘은 뒤 일주일째 이어지는 이런 분위기에 국민의힘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다 큰 어른, 그것도 의원끼리 왕따라니 어린 학생들 보기에 민망하지도 않느냐”며 “국민의힘 ‘더글로리’가 벌어지는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조경태 의원 역시 한겨레에 “계엄으로 의원들이 가택 연금되거나 체포당했다고 생각해봐라. 지금 친윤들이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제해 준 사람이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이라며 “친윤들의 의정 활동을 보장해 줄 사람은 윤 대통령이 아니다. 극우들의 시위·집회를 보장해준 사람도 윤 대통령이 아니라 계엄을 해제한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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