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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경남과 전남에서부터 트랙터를 몰고 상경 투쟁을 시도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주말인 22일 남태령고개 인근에서 26시간 30분째 경찰과 대치 중이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2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참가자 1명이 실신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전농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21일) 오후 12시쯤 서울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막혔다. 26시간 30분이 지난 22일 오후 2시 30분 현재까지도 경찰은 남태령역 앞 과천대로에 차 벽을 세우고 트랙터의 서울 진입을 막으면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남태령 집회 현장에선 참가자 1명이 실신해 소방이 출동했다. 주최 측은 "현장에 의사가 있다면 4번 출구로 와달라"고 안내하자 의사로 추정되는 한 시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달려갔다. 소방은 "쓰러졌다는 신고가 들어왔지만 의식이 있어 현장 조치했다"고 말했다.
대치 과정에서 참가자 2명이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연행돼 관악경찰서에 유치 중이다. 이들은 오전 중 변호사를 접견할 예정이다. 전날 집회 참여자 중 한 명은 기동단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경찰차 안에 격리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여했던 일부 시민들이 대치 현장으로 모여들면서 남태령역 인근 과천대로 일대는 전날부터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주최 측은 "인원이 늘어나고 있어 정확한 규모는 파악 불가"라며 "2000~300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1인 발언으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새벽 3시쯤 심야버스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임 모 씨(여·28)는 "어제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집에서 씻고 나왔다"며 "농민들이 트랙터를 타고 광화문에 오기로 돼 있었는데 불법 시위라고 행진을 막고 있다는 걸 알고 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전농과 시민들은 경찰 버스를 향해 "차 빼라"를 소리치며 길을 열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 시민은 "압수수색을 이렇게 해봐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전농은 전날 서울에 진입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광화문 촛불집회 장소로 행진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경찰에 행진 신고까지 낸 상태다.
하원오 전농 의장은 "전봉준투쟁단 트랙터가 전남에서부터 전국을 돌고 서울에 입성했지만, 보시다시피 남태령에서 막혔다"며 "우리는 기필코 한남동으로 가서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바로 여기 남태령이 2024년의 우금치"라며 "오늘은 반드시 이 고개를 넘어 대통령 관저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