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계엄의 비선’으로 불리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점집에서 확보한 수첩에 “국회 봉쇄라는 표현이 있고, 정치인·언론인·종교인·노조(노동조합)·판사·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관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수거 대상은 아마 체포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데, 이들에 대한 수용 및 처리 방법에 대한 언급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수첩에 이름이 적시된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특수단 관계자는 구체적인 명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수첩 내용은 기본적으로 단편적 단어의 조각들이기 때문에 곡해·오해의 소지가 많다. 단어의 의미나 전체 맥락까지 잘못 해석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메모가 작성된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첩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표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특수단은 최근 노 전 사령관이 주도한 ‘1·2차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한 이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이 회동에 대해 “노 전 사령관이 중심이 돼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합수부) 산하에 별도의 수사 2단을 만드는 모임이었다”며 “60여 명 정도로 구성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하라는 명령을 임무로 부여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이라 거기에 포함되진 않았고, (회동 참석자들이) 3개의 부를 나눠 담당하는 형태로 (각 부의) 구성원으로 들어가 있었다”며 “이와 관련한 인사발령 문건과 일반 명령 문건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포고령 발령 후 봉투에서 꺼내 전달했으며, 이에 근거해 인사발령 문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앞서 경찰 국수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개인 휴대전화에 대한 통신영장(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을 집행해 윤 대통령의 통화 내역을 확보했다. 이날 특수단 관계자는 윤 대통령 휴대전화의 통신영장 기간에 대해 “계엄 전후로 필요한 만큼 받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한 달 전 휴대폰을 교체했는데, 기존 휴대전화의 통신 기록도 확보했느냐’는 질문엔 “같은 휴대폰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실제로 사용했던 휴대폰 관련해서 확보한 것”이라며 “저희가 특정한 번호는 하나다. 그 번호에 대해선 통신영장을 발부 받아 통화내역을 확보한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비화폰(군 보안폰)’에 대해선 “현재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못해서 ‘관련 기록에 대해 보전을 해 달라’는 요청 공문을 어제 대통령경호처와 대통령비서실에 발송했다”며 “(비화폰) 기록 자체는 삭제하면 안되는 기록이라 그 부분을 강조해서 보냈다”고 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현재 검찰이 신병을 확보 중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조사 협조를 요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거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수처를 통해 청구한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김 전 장관의 체포영장 청구 등을 위해 검찰에 다시 한 번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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