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사령관과 60대 여성 무속인 김모 씨가 동업한 곳으로 알려진 ‘아기보살’ 점집은 오래된 구축 빌라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은 비상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사전 모의가 있었던 롯데리아 지점에서 불과 1.4㎞ 가량(도보 20분 거리) 떨어져 있다. 반지하 창문에는 ‘卍(만)자’가 적혀있었고, 문에는 ‘안산시 모범 무속인 보존위원’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출입문 옆에는 북어 더미가, 맞은편에는 막걸리병과 각종 제례용품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향 냄새가 건물 안에 남아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과 김모 씨와 동업을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라고 한다.
김 모 씨는 30년 전 신내림을 받고 이곳에서 점집을 운영해오고 있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서모(57) 씨는 “(노 전 사령관이) 아기보살에게 돈을 대는 방식으로 동업한 것으로 안다”며 “보통 점쟁이들이 혼자 일하지 않고 밑에 총무나 서무를 두는데 노 전 사령관이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노 전 사령관이) 편한 차림으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것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점집이 입주해있는 다세대 주택 11호 대부분은 김모 씨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이 그를 대신해 계약서를 쓰거나 도장을 찍기도 했고, 세입자들의 민원이 들어오면 노 전 사령관이 대신 해결해 줄 정도로 밀접한 관계였다고 한다.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곰팡이 생겼다고 하니 노 전 사령관이 아기보살을 대신해 집을 봐주곤 했다”며 “부부로 아는 세입자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점집은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올 정도였다고 한다. 공인중개사 B 씨는 “외부에서 온 사람이 아기보살 점집이 어디냐고 물을 정도로 유명했다”며 “예약을해야만 만날 수 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해당 점집을 방문한 적 있다는 이모(64) 씨는 “하도 유명해서 아들 결혼 날짜를 받기 위해 방문했었다”며 “그 이후로도 광주에서, 대전에서 등에서 아기보살을 보기 위해 올라오더라”고 전했다. 한 주민은 “주말이면 외제차 여러 대가 앞에 주차될 정도로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