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하니는 어도어 비자로 국내 체류
전속계약 효력 둘러싼 법적 판단 관심
일방적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한 그룹 뉴진스 멤버 5인이 소속사 어도어의 자원은 아무런 제약 없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도어 측은 ‘전속계약 유지’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지원을 지속하면서도 속앓이하는 분위기다. 아티스트의 전속계약 위반을 들어 활동 금지 가처분 소송 등으로 기획사 자본을 이용하는 것을 막는 대신 향후 법적 분쟁에 대비해 일단 신의성실 의무를 다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진스는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하이브의 주요 소속사(계열사) 중 한 곳인 어도어의 유일한 소속 아티스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뉴진스 멤버들은 전속계약 해지 선언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하이브 사옥을 자유롭게 출입하며 독점 공간과 시설을 거의 매일 이용 중(해외 일정 시 제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달 초 일본 프로모션 일정부터 연말 방송 3사 등 시상식과 콘서트(일반 그룹 요아소비 내한 콘서트 게스트) 등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간과 시설은 어도어가 하이브와의 계약을 토대로 임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곳이다. 뉴진스는 어도어 독점 공간뿐 아니라 사옥 내 공용 공간도 자유롭게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뉴진스 멤버들은 어도어의 인력 자원도 이전처럼 이용 중이라고 한다. 기존 스케줄 소화에 필요하다는 이유다. 이에 안무와 음악, 무대 등을 담당하는 제작 파트부터 매니저 등 지원 파트 인력까지 전과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 중이다.
다만 어도어가 투입한 자본 혜택을 뉴진스가 지속적으로 누리고 있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진스는 지난 11월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선언했다. 신뢰 관계가 무너졌다는 이유에서다.
또 인스타그램에 비공식 계정 ‘진즈포프리(jeanzforfree)’를 개설하고, 보그코리아와 함께 한 한복 화보를 뉴진스 팀명 대신 멤버 본명을 표지에 넣으며 ‘어도어와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멤버 하니의 비자 갱신 역시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호주-베트남 이중 국적을 갖고 있는 하니는 어도어를 통해 발급받은 예술흥행(E-6) 비자로 활동 중이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E-6 비자를 보유한 외국인의 근무처(소속사)가 변경될 경우 15일 이내 이를 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자의 효력이 상실된다. 지난달 28일 전속계약이 해지됐다는 뉴진스의 주장대로라면 이미 비자는 만료된 것이다.
변경 신고 시 본래 기획사의 이적 동의가 필요한데 하니는 어도어에 별다른 요구도 하지 않은 상태로 파악된다. 어도어 소속은 아니지만, 어도어 비자 효력으로 국내 체류하고 있는 셈이다.
법조계에선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뉴진스가 자본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향후 위약금 소송 등에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진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계약 해지를 둘러싼 귀책 사유가 누구에게 있는가는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면서도 “이 사유가 뉴진스에 있을 경우 잔여 계약 기간 예상 수익, 소속사 이미지 실추 등 위약금에 회사로부터 지원받아 활동한 부분에 대한 원상회복 배상 의무가 포함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연예계 관계자는 “뉴진스가 어도어의 인적, 물적 자원을 이용하면서 연예 활동을 이어간다면 신뢰 관계 파탄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법적 판단이 없는 어정쩡한 상황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이런 불필요한 비판을 증폭시키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