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인 혁〈체크인 한양>은 조선 최대의 객주 용천루에 교육 사환으로 입사한 네 명의 꽃청춘들 이야기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네 명이 또래처럼 친하게 어울렸다고. (김)지은 누나랑 (정)건주 형이 처음부터 자리를 잘 잡아주고 재찬이랑 제가 같은 또래다 보니 합이 잘 맞았다. 그러다 보니 저희끼리 누군가 힘들어하거나 붕 뜨면 꼭 챙겨주고 조율하면서 재밌게 촬영했다. 긴 여름 내내 폭염을 뚫고 촬영했는데 웃고 떠들며 촬영하다 보니 어느새 겨울이 됐다.(웃음)퓨전 사극은 첫 도전이었다. 맞다. 처음 해봤는데 재밌기도 했지만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게 좀 어려웠다. 정통 사극 어투만 사용해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현대극 말투로만 할 수도 없어서 적절한 느낌을 찾는 데 주력했다. 어려운 만큼 여러 역사 사료도 찾아보며 공부하는 재미도 느낀 작품이다. 특별한 이유로 신분을 숨긴 채 잠입한 왕자 이은(이은호) 역할을 맡았다. 이 캐릭터만의 매력을 들려준다면. 이은 캐릭터는 궁 안과 용천루 안에서의 모습이 확연히 차이 나는 지점이 되게 매력적이다. 궁 안에서는 아버지나 다른 궁 안 인물들과 대화하거나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 굉장히 굳건하고 묵직한 모습이다. 하지만 신분을 숨기고 용천루에서 또래 친구들과 만나면서 이은이 해보지 않은 것들, 해보지 않은 말들을 경험하면서 거기서 오는 어색함, 당황스러움, 그만의 허당미 등이 재밌게 그려진다. 나 또한 연기하면서 이은만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시청자분들도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김 지 은모종의 이유로 남장여자로 살아가는 홍덕수 역을 연기했다.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었나? 사극에서 큰 역할을 맡은 것도, 남장여자 역할도 처음이었다. 데뷔작부터 사극을 해서 부담감은 많지 않았는데 캐릭터가 독특해 조금 까다롭긴 했다. 그럼에도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고 한복 입고 연기하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사실 처음엔 자신이 없었다. 감독님께도, 회사에도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몇 번 말씀드렸었다. 그래서 정말 많이 연구를 했다. 연습실도 가고 레슨도 받으면서 혼자 말투도 연습하고 메이크업도 남자 모습을 단계별로 나누어서 받아보기도 하면서 연구했다.티저 영상을 처음에 스치듯 봤을 땐 남자 배우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였다. 그랬다면 다행이다.(웃음) 처음에 감독님께서도 지금까지 나온 남장여자 캐릭터들과는 조금 다르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 마치 진짜 남자 배우인 것처럼 연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셨다. 그래서 “그러면 로맨스적인 부분에서 케미가 떨어질 수도 있는데 괜찮을까요?”라고 질문했더니 같이 연구해 보자고 하시더라. 촬영장에서 감독님과 연구를 많이 했는데 결과물은 좋은 것 같다. 작품으로 확인해달라(웃음)〈체크인 한양>의 청춘 4인방 중 홍일점인데 촬영장에서 외롭진 않았나? 누군가를 챙기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외로운 건 없었다. 오히려 애들을 챙겨줄 수 있어서 좋았다. 속상한 일이 있어도 혼자 상처받기보다는 "나 상처받았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해결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늦게 와서 촬영이 늦어지면 "빨리 와서 준비해 밥값 하자"라고 말한다.(웃음) 그러면 애들도 말을 잘 따라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