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침묵이 길어진다. 자신을 둘러싼 불리한 이슈에 대해선 입을 다물며 선택적 침묵 행보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먼저 민희진 전 대표는 어도어 전 직원 B씨가 제기한 명예훼손 관련 소송에 휘말려 있다.
앞서 B씨는 어도어 부대표 A씨에게 재직 당시 성추행을 당했으며 민희진 전 대표가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이와 관련, 민희진 전 대표는 "이 일은 저의 해임 추진을 위한 억지 꼬투리 잡기 목적으로 발생된 일로 추정됐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 과정에서 민희진 전 대표는 B씨의 연봉을 공개하며 B씨의 업무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해 본질에서 벗어난 논점 흐리기란 비판이 일었다.
실제로 민희진 전 대표의 입장문으로는 많은 부분이 해명되지 않았다. 민희진 전 대표가 가해자로 지목된 A씨에게 코칭을 해주는 메시지 내역이 공개된 데다, 민희진 전 대표가 사건 담당 하이브 조사관과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A씨를 수신자로 참조해 민 대표-조사관 대화를 실시간 공유받게 한 것이 알려지며, 민희진 전 대표의 부당개입 의혹과 함께 대표가 중립 없이 A씨의 편에 섰다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민 대표는 이에 대한 명확한 반박을 하지 않았다.
결국 B씨는 지난 8월 서울 마포경찰서를 통해 민희진 전 대표를 명예훼손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한 데 이어 민희진 전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를 부당노동행위 및 노사부조리 혐의로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신고했다.
법원은 해당 소송에 대해 지난 11월, 조정회부 결정을 내렸다. 조정회부란 당사자 간 상호 양해를 통해 소송을 해결하는 절차로, 조정기일을 통해 양측의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조정 기일은 내년 1월 6일로 확정됐다.
B씨는 해당 조정 기일에 출석할 방침이다. 또한 민희진 전 대표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할 경우, 조정에 합의할 의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희진 전 대표의 출석과 사과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민희진 측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민희진 전 대표는 다른 논란에도 선택적 해명을 반복하고 있다.
앞서 민희진 전 대표는 무속인과 깊이 연루되며 주술 경영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하이브 측은 "민희진 전 대표가 여성 무속인에 지나치게 의존 중이다. 사망한 자신의 여동생이 빙의했다고 믿고 여동생의 이름으로 무속인을 부르는가 하면, 6개월간 무려 5만 8000건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면서 "민희진 전 대표가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민희진 전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의 매도 시점, 어도어라는 사명에 대해서도 무속인의 검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뉴진스 데뷔조 선별 과정도 무속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무속인과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굿 등으로 수천만 원을 들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민희진 전 대표는 그저 "무속인을 지인으로 두면 안 되냐"고 입장을 밝혔다. 무속인을 지인으로 둘 수는 있으나 단순 지인 이상의 관계로 보이는 정황이 계속 드러나며 주술 경영 논란은 오랜 기간 지속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민희진 전 대표는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여기에 뉴진스 멤버 비하 내용이 담긴 메시지 등에 대해서도 민희진 전 대표는 "3년 전 카톡이 기억이 나냐. 몇 년 전 카톡을 열어서 하는 게. 솔직히 나온 얘기들 보면 이런 얘기를 했었나 기억이 잘 안 나기도 한다"면서 "쟁점도 아니고 무가치한 일"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 민희진 전 대표가 3년 전 카톡이라고 밝힌 메시지는 올해 3월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명 자체도 사실과 다른 데다 심지어 내용에 대한 해명도 없었던 셈이다.
탬퍼링 의혹도 마찬가지다.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갈등 이후 "제가 '누군가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했다, 누군가와 계약을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민희진 전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 다보링크 A회장, 뉴진스 멤버 큰아빠 B씨와 9월 30일 3자회동을 가졌다. 민희진 전 대표의 입장과 전면 배치되는 정황이다.
세 사람이 만나는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됐고, A회장은 "민희진이 '제가 뉴진스를 데리고 나올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민희진과 B씨는 이미 하이브 탈출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B씨가 먼저 연락이 왔다. 민희진에게 50억 원 정도 투자할 수 있냐고 했다. 투자자를 찾는다고 했다. 그래서 약속을 잡았다. 3시간 동안 꽤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민희진 전 대표는 "거짓"이라는 입장만 내놓았을 뿐, 무엇이 거짓인지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 등 연예계 각종 협회의 해명 요구에도 반박 없이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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