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찾은 전남 무안공항엔 사고 비행기의 탑승자 유족들의 무안공항 사고 비행기의 탑승자 가족들이 가족의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의 신원 확인을 기다리는 유족들은 곳곳에서 “내 새끼 어떻게 해...” “어떻게 이렇게 떠날 수 있어”하며 통곡했다. 제주항공 7C2216편의 탑승객 명단을 보면 대다수는 같은 성을 가진 일가족 단위 휴가 승객들이 다수였다. 2010년대 출생자, 올해 수능시험에 응시한 2005년생 탑승객도 있었다.
유족 오인숙(54)씨는 동생 오인경(49)씨가 남편과 함께 연말 여행을 다녀온 상황이라고 했다. 오씨는 “동생 부부는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늘 사이가 좋았다”며 “23세 조카가 이번에 비행기에 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지...조카가 걱정된다”고 했다.
전남 순천에 계신 오씨 부모님은 아직 사고 상황을 모르고, 손주들에게 오인숙씨의 여동생 안부만 찾고 있다고 한다. 막내딸이라 집안의 보물 같았다고 한다. 얼마 전에 자매들이 부모님을 보시고 부산 여행도 다녀왔다고 했다.
오씨는 “처음 뉴스로 사고를 봤을 때는 꼬리만 조금 탔다고 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가, 조카 연락을 받고 알게 됐다”며 “무엇을 줘도 아깝지 않은 동생이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번 제주항공 비행기에는 지역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떠난 사람들도 많다. 은퇴한 공무원들, 퇴직자끼리 연말 맞이 여행을 떠났다가 비극을 맞이한 이들도 적잖다. 은퇴한 이후 동료 직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 정정애(62)씨는 암 투병을 한 뒤 쾌차 후 처음으로 여행을 갔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딸 이훈희(39)씨는 “어머니는 암 투병을 하셨고, 쾌차 후 처음으로 여행이라 오랜만에 웃는 모습을 봤다”며 “어머니의 웃는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이씨는 “차음엔 구조된 사람이 2명이라는 소식만 들려 괜찮을 줄 알았는데, 도착 후 사고 현장의 폭발 소식을 듣고 모든 게 무너졌다. 어머니의 시신이 훼손됐을 것 같아 슬프고 고통스럽습니다”라며 오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