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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영웅이 대통령 탄핵 관련 SNS 메시지 논란에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지난 27일 서울고착스카이돔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임영웅 리사이틀(RE:CITAL)’ 첫 공연에서다.
그는 오프닝 후 첫 멘트에서 “여러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저는 노래로 즐거움과 위로, 기쁨을 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SNS ‘뭐요’ 논란이 빚어진지 21일 만에 나온 첫 공식입장이다.
이날 그의 발언을 두고 팬들과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팬들은 현장에서 박수와 함성으로 임영웅을 격려했지만 대중은 DM에 대한 정확한 언급 없이 물에 물탄 듯 사과한 것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지난 7일, 임영웅은 자신의 SNS에 사진과 함께 반려견 생일 축하 글을 올렸다. 당시는 12.3 계엄 내란사건 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여의도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국회에서 첫 탄핵 표결이 진행되던 때였다.
게시물을 본 한 누리꾼은 임영웅에게 SNS 메시지를 보내 “대통령 탄핵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를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다”고 지적했다.
임영웅은 이에 대해 “뭐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응수했고, 대화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임영웅의 멘트는 경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윤대통령의 계엄선포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시민의 목숨이 위협받은 현실에 대해 배우부터 아이돌까지 발벗고 나서 목소리를 내고 있던 상황에서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문화평론가 김갑수는 “시민적 기초 소양이 부족하다. 한국인의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논란에도 소속사는 20여 일간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켜왔다.
물론 임영웅의 정치적 견해는 자유다. 또한 그를 지지하는 많은 팬들의 연령대를 두고 볼 때 광장의 분위기와 상관 없이 그가 섣불리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팬에게 ‘싸우자’는 태도로 DM을 보낸 것에 대해선 충분히 사과했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임영웅의 이번 DM은 ‘대한민국 대표 가수’라는 지위와 함께 그동안 무수히 많은 미담을 쏟아내던 그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문가비와의 혼외자식 출산 후 여러 여성들과 나눈 DM이 공개돼 입길에 오른 배우 정우성의 사례와 같이 “연예인들은 역시 겉보기와 속이 다르다”는 실망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정우성의 행동은 대한민국 영화계 전체의 이미지도 실추 시켰다는 평이다. 임영웅의 DM역시 그 발언과 대처가 어른스러웠는지, 또 대한민국 국가대표 가수에 걸맞는 행동과 사과였는지는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임영웅은 공교롭게도 이날 콘서트에서 박지윤의 ‘성인식’을 커버하며 섹시댄스를 선보였다. 어른이 되는 날을 뜻하는 제목인 ‘성인식’을 들으며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