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배우까지 사랑하겠어, 남주(남자 주인공)를 사랑하는 거지.
로맨스 드라마의 핵심은 몰입이다. 여성 시청자가 여자 주인공처럼 느껴져야, 남성 시청자가 남자 주인공처럼 느껴져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것 같고 사랑받는 것 같아야 하루라도 안 보면 입에 가시가 돋칠 것처럼 몰입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남자 주인공이 찝찝한 군 면제 논란이 있거나 소셜미디어에 AV 표지를 게시한 이력이 있다면 어떨까. 우리는 과연 그 주인공을 보고 '대리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
배우 나인우는 대중적 인지도를 만들어준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시즌4에서 지난해 6월 드라마 촬영과 군 입대 등의 이유로 하차했다. 그러나 눈물로 나인우를 떠나보낸 애청자들에게 5개월 넘게 입대 소식을 전하지 않던 나인우 측은 지난해 12월 17일 돌연 "나인우가 4급 보충역 판정을 받고 병무청으로부터 사회복무요원 소집을 기다렸으나 소집 통보를 받지 못한 채 3년이 지나 면제 대상자가 됐다"고 밝혀 황당함을 안겼다.
대중은 190cm 건장한 체격에 예능, 드라마 등 종횡무진 활약한 나인우가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유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나인우는 그간 '1박2일'에서 몸 사리지 않는 활약을 선보였고 2022년 KBS 연예대상 쇼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 2023년 KBS 연예대상 대상(1박2일 팀) 등을 수상했다. 본업인 배우로서도 '달이 뜨는 강'(2021), '클리닝 업'(2022), '징크스의 연인'(2022),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2023), '내 남편과 결혼해줘'(2024)에 이어 오는 10일 방송되는 MBC '모텔 캘리포니아'까지. 매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다작 행보를 이어왔다. 3년 동안 소집 통보를 받지 못한 행정상 행운은 둘째 치고,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만큼 움직여온 나인우가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당장 차기작 방송이 일주일 남짓 남았는데 나인우는 군 관련 의혹을 조금도 해소하지 못했다. '4급 보충역 판정' 받은 남자 주인공이 선보일 몸 사리는 로맨스에 얼마나 젖어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배우 박성훈은 올해 하반기 tvN 방송 예정인 드라마 '폭군의 셰프' 하차 요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개인 소셜미디어에 본인이 출연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성인 음란물 표지를 올렸다가 급하게 삭제한 게 화근이다. 특히 이 표지 사진에는 다수의 여성 전라가 적나라하게 담겨있어 비판이 거세다.
논란 발생 당일 박성훈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박성훈 소셜 미디어에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해당 사진이 전달됐고, DM을 확인하다 실수로 업로드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메시지를 확인하다 게시물을 올렸다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발이 거셌고, 소속사 측은 "해당 사진을 DM으로 받고 회사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진첩에 저장하게 된 것"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메시지를 확인하다 실수로 올린 게 아니라 어떤 이유에서든 '직접' 저장했다가 이 사달이 난 것인데, 어설픈 대응까지 더해져 논란만 더 키운 꼴이다.
당장 박성훈의 차기작에도 비상이 걸렸다. 박성훈은 tvN 새 드라마 '폭군의 셰프'를 제안받고 긍정 검토 중이다. '폭군의 셰프'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 한 셰프가 최악의 폭군으로 평가받지만 동시에 최고의 미식가인 왕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앞서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임윤아가 출연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일단 예비 시청자들의 '긍정' 검토는 다소 멀어진 듯 보인다. 출연이 공식화되지도 않은 와중에 하차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세계적 화제작 '오징어게임'에 합류한 복을 음란물 공유로 시원하게 걷어찼다. 안일한 손가락 놀림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