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민 전 대표는 지난 4월부터 끊임없는 갈등을 빚어왔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고, 민 전 대표는 "맞다이로 들어와 들아"라는 희대의 막말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어도어는 사내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이에 뉴진스가 나섰다. 멤버들은 9월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는 긴급 라이브 방송을 열었다. 특히 하니는 하이브 사내 괴롭힘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 감사에도 출석했다.
하지만 어도어는 '민 전 대표 복귀 불가 및 뉴진스 프로듀싱 제안'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11월 결국 판이 깨졌다. 민 전 대표가 풋옵션 행사를 선언한 뒤 어도어 사내 이사직에서 사임했고, 하이브와 관계자들을 상대로 민형사 고소를 시작했다.
뉴진스 또한 11월 29일부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이 해지됐으며, 어도어의 계약 위반 때문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다른 소송이나 위약금 배상의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어도어는 뉴진스와 함께하길 바란다며 전속계약 유효확인의 소를 제기했고, 유관 단체들도 뉴진스의 행동은 K팝 산업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생떼라며 어도어와 화해할 것을 권유했다.
그럼에도 뉴진스는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진즈포프리' 계정을 SNS에 개설하고 팬들과 직접 소통에 나섰고, 뉴진스의 이름을 떼고 활동을 진행 중이다. 멤버들은 기존 스케줄은 변함없이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던 대로 착실히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끝을 보이고 있다. 내년 1월 4일 열리는 '골든디스크어워즈'까지 정리되면 굵직한 스케줄은 대부분 끝이 난다. 이에 뉴진스는 최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어도어와 협의되지 않은 첫 독자 활동을 전개했다.
뉴진스는 "2025년에는 고통받지 않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우리만의 엄청 큰 무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멤버들이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지난해 말 어도어가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확인의 소송이 시작된다. 만약 법원이 전속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하면 뉴진스는 어도어로 돌아가야 한다. 뉴진스가 계약해지를 선언했기 때문에 계약은 끝이 났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닌데 어도어와 협의없이 독자 활동을 전개한 것은 전속계약을 위반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어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하니의 비자 문제도 있다. 호주와 베트남 이중국적인 하니는 소속사와의 고용을 조건으로 외국계 연예인들이 주로 발급받는 E-6 비자로 활동해왔다. 그러나 비자는 올해 초 만료되며, 비자를 연장 혹은 재발급 받으려면 기획사와의 전속계약서 사본, 초청한 기획사 대표의 신원보증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고용 추천서 등의 서류를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만약 하니의 주장대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이 해지된 상태라면 E-6 비자 또한 소멸돼 체류 자격을 잃게 된다. 비자를 연장하려면 새 고용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어도어가 아직 전속계약의 유효성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하니가 어도어 아닌 제3자와의 계약서를 제출한다면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민 전 대표와의 문제도 남아있다. 뉴진스는 어도어와의 스케줄이 끝나면 민 전 대표와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실제 한 패션 매거진과 함께한 화보 촬영에도 민 전 대표가 디렉터로 참여하며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민 전 대표가 멤버 친척을 통해 투자자를 만났다는 의혹이 거듭 제기됐고,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에서는 템퍼링 의혹을 받는 가수를 차트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민 전 대표에게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뉴진스에게 2025년은 어떤 해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백지은(silk781220@sportschosun.com)
https://naver.me/51309U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