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주민들의 불편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후 보수 성향 단체들의 집회가 한강진역 일대에서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한남동 소재 카페로 출근하는 직장인 고모(25)씨는 "평소보다 20분 일찍 집에서 나서도 늘 아슬아슬하게 도착한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한남동에서 의류 전시 공간을 운영하는 김모(31)씨는 "한남동 근처만 오면 차가 들어오기 어렵고, 골목길에도 사람과 차가 워낙 많아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으니 고객들이 오겠느냐"며 "최근 며칠 확실히 손님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그간 대규모 집회가 진행됐던 광화문이나 여의도와 달리 한남동 집회는 주택가가 밀집한 도로 앞에서 진행돼 주민 고통이 더 크다. 4세 아이를 키운다는 주민 양모(42)씨는 "저녁 늦게까지 집회가 이어지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아이가 힘들어한다"며 "깨끗하고 조용한 동네였는데 요즘엔 쓰레기까지 많아져 괴롭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용산구 홈페이지에도 항의 민원이 속속 올라왔다. 자신을 한남초 학생 부모라고 소개한 이모씨는 "돌봄 교실을 마치고 나오는 하굣길 교문 바로 앞에서 시위가 진행되더라.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관계자들이 경호처와 대치하다 약 5시간 30분 만에 철수했다는 뉴스가 나오자 법을 안 지키는 대통령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기도 했다. 주민 김윤희(35)씨는 "산책도 어려워 며칠째 집에서 칩거 중"이라며 "오늘 아침엔 집회 참가자들이 출근하던 남편을 향해 '민주노총이냐'며 막아서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 소음이나 교통 문제로 인해 주민 피해가 너무 심각한데, 내일도 모레도 이러면 어떡하냐"며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건데 체포를 막아 이런 피해를 낳는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황당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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