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체포팀 30여 명을 보내면서 김밥 120줄을 챙겨간 것으로 8일 전해졌다. 1인당 4줄 가량의 김밥을 사간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수사 경험이 부족한 공수처의 현주소가 드러났다”는 반응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할 당시 박스 2개에 김밥 120줄을 나눠 담아 차량에 실은 뒤 관저로 이동했다.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 청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김밥집에서 산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주문한 김밥의 한 줄당 가격은 4500원이었다.
첫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로 출동한 공수처 인원은 30여 명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인원에 한정해 나눠줄 목적이었다면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할 때 2~3끼 이상 먹을 수 있는 분량을 공수처가 준비했던 셈이다. 공수처는 체포팀이 탄 차량 5대에 500ml 생수 묶음 8~9개 가량도 나눠 실었다. 쿠키‧초콜릿바 등의 간식도 따로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영장 집행이 일몰 이후까지 늦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대비했던 것이다.
공수처는 그러나 집행을 시작한 지 5시간 30여 분 만인 오후 1시 30분쯤 집행을 중지하고 물러섰다. 관저로 챙겨갔던 김밥과 간식, 생수 등도 거의 먹지 않은 채 그대로 청사로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공수처의 수사 경험 부족이 빚은 촌극”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잠복수사 등 대기 시간이 길 경우 식사를 미리 준비하는 경우는 있다”면서도 “상하기 쉬운 김밥을 1인당 4줄씩 나눌 수 있을 만큼 한 번에 사간 것은 현장 상황을 잘못 예측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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