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북한남삼거리 육교가 지난해 안전점검에서 ‘C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육교는 최근 대통령 관저 일대에서 벌어지는 탄핵 찬반 집회 등으로 인파가 몰리면서 주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구청인 용산구청에는 “육교가 흔들려 불안하다”는 취지의 민원이 5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남삼거리 육교는 지난해 용산구청이 시행한 시설물 정밀안전점검 종합평가 결과 정밀안전점검 용엽 업체로부터 안전등급 C등급을 받았다. 이 육교는 한남대로를 횡단하는 길이 55m·폭 3.5m의 보행자 전용 육교로, 용산구 내에서 길이가 가장 긴 보도육교다. 이곳은 서울시내 주요 간선도로로 연결되는 한남대교 진입로라 교통량이 많아 횡단보도가 없다. 이 때문에 이 육교를 이용해 대로를 건너야 한다.
C등급은 일반적인 시설 사용에 문제가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정기안전점검 C등급은 ‘주요 부재에 경미한 결함 또는 보조부재에 광범위한 결함이 발생했으나 전체적인 시설물 안전에는 지장이 없고, 주요 부재에 내구성·기능성 저하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하거나 보조부재에 간단한 보강이 필요한 상태(한국건설안전협회)’를 의미한다.
문제는 최근 한남동 일대가 다수의 인파가 매일 밀집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고 칩거에 들어선 후 이 일대에선 연일 윤 대통령 지지자와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모여 대규모 집회를 하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이 공전하고 탄핵 찬반 갈등이 고조될수록 늘어나는 집회 인파와 위험은 비례해서 늘어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