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대한 인사검증 과정에서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이 부적격 판정이 담긴 보고서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올렸으나, 윤 대통령이 검증 결과를 제쳐두고 직접 오 처장을 지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수의 전직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공수처장 후보를 검증하면서 최종적으로 두 명의 후보를 대상에 올려놓고 검증을 실시했다. 이 중 오 처장에 대해서는 부적격 판정을 하고, 다른 후보가 더 낫다는 내용이 담긴 검증안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민정수석실의 이 같은 검증안을 내버려둔 채 오 처장을 선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대통령실 인사는 "검증 과정에서 세평과 변호사 시절 나왔던 여러 의혹을 바탕으로 다른 후보가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린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 처장 임명은 윤 대통령의 의지였다"고 말했다.
"오 처장 임명은 윤 대통령 의지였다"
판사 출신인 오 처장은 2007년 법관 복을 벗고 거의 20년 가까이 변호사 생활을 해왔다. 윤 대통령과 서울대 동문이기는 하지만 학번 차이가 9년이나 나고 학과가 다르고 판사 출신이어서 이렇다 할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오 처장을 임명한 것은 공수처의 역할이나 조직 운영 등에 대해서 비중 있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주자이던 2022년 정권교체동행위원회 유튜브에 출연해 "전문성, 실력의 문제가 있다. 저 조직(공수처)에 엘리트가 가려고 안 한다. 삼류, 사류 (검사들이) 간다"며 공수처를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