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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겸 솔로가수 로제(박채영)가 미국 빌보드와 더불어 세계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차트 정상 자리를 아쉽게 또 놓쳤다.
17일(현지시간) 오피셜 차트에 따르면, 로제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지은 '아파트(APT.)'가 이번 주(17~23일) 오피셜 싱글 톱100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홀리데이 시즌'이 끝난 2주 전 26계단을 역주행해 해당 차트 자체 최고 순위인 2위를 탈환한 로제·마스의 '아파트'는 지난 주 2위에 이어 이번 주 1위에 오를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으나, 아쉽게 같은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해당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K팝 가수의 노래는 가수 겸 프로듀서 싸이의 '강남스타일'(2012년 10월 1위)밖에 없다. 로제의 '아파트'가 약 12년3개월 만에 해당 차트 정상의 문을 두드려왔다.
로제는 앞서 블랙핑크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로 오피셜 앨범차트 톱100 정상을 차지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그레이시 에이브럼스의 '댓츠 소 트루(That’s So True)'가 장기간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해당 차트에 19위로 데뷔한 이 곡은 같은 해 11월14일자에 1위로 처음 올라섰다. 캐럴 러시가 이어지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정상을 내줬다, 탈환해 이번 주까지 총 8번 1위를 차지했다.
로제도 해당 차트에서 호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해당 차트에 4위로 진입하며 K팝 여성 가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로제 '아파트'는 같은 해 11월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캐럴 러시가 이어지는 '홀리데이 시즌'에 잠시 하락했다 올해 초 2위를 탈환했고, 지난 주에도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주까지 총 네 번째 2위다. 해당 차트 상위권에 13주 연속 머물렀다.
아이돌 중심의 K팝 가수 중에선 글로벌 슈퍼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오피셜 앨범차트 톱100 정상(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에 올랐지만, 오피셜 싱글 톱100 최고순위는 3위를 차지했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가 모두 3위다. 방탄소년단 솔로곡 중에서도 정국의 '세븐'이 3위로 가장 높다.
오피셜 싱글차트도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과 마찬가지로 팬덤뿐 아니라 대중성을 확보해야 높은 순위가 가능하다.
'아파트'는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했다. K-술자리 게임으로 통하는 이 게임은 참여자들이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를 외치다 한 사람이 특정 숫자를 언급한 뒤 다 같이 손을 쌓을 때 해당 숫자에 손이 있는 참여자가 술을 마시는 것이다.
로제가 앞서 미국 패션지 '보그'의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된 영상에서 곡 발매에 맞춰 '아파트 게임'과 한국의 술 문화를 소개한 것은 여전히 화제다. 특히 로제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술로 '소맥(Somaek)'를 꼽으며 소주와 맥주를 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K-유희적 요소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 '강남스타일'을 언급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강남스타일'은 유희성으로 인해 밈(meme)이 되며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같은 단어를 반복하거나 K-술자리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알 만한 건배를 노랫말에 삽입했다는 점에서 싸이의 '젠틀맨' 작법을 떠올리게도 한다.
임희윤 음악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강남스타일'과 '아파트'는 공교롭게도 '오빤 강남스타일!'과 '아파트, 아파트~' 하는 재미난 한국어 후크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전자가 한국어 곡이 영어권 시장의 양대산맥인 영국과 미국에서 모두 통할 수 있다는 하나의 '파란'이자 혁명젹 사건이었다면, 후자는 2020년 전후로 활짝 열린 'K-팝의 시대'에서 또 한 번 한국어 가사(콩글리시인 '아파트' 대목)로 입지전적 차트 성적을 낸 곡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솔로 2집 '뮤즈(MUSE)' 타이틀곡 '후'는 이번 주 싱글 톱100에서 13위를 기록했다.
해당 차트 최고 순위 4위를 기록한 노래다. 지민은 이 차트엔 총 20주간 진입했다. K팝 솔로 최장 기간 차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