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플랫폼 넷플릭스의 구원투수가 뜬다. 새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감독 이도윤)가 유쾌하고 통쾌한 이야기와 진한 휴머니즘으로 중무장한 채 구정 연휴에 등판한다. 웃음기 가득한 이 작품의 시청 ‘골든타임’을 절대 놓치지 말지어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네이버 웹툰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 (원작 글/그림: 한산이가/홍비치라)를 극화했다. 영화 ‘좋은 친구들’을 연출한 이도윤 감독과 ‘아다마스’의 최태강 작가가 의기투합했고, 주지훈, 추영우, 하영, 윤경호, 정재광 등이 뭉쳤다.
넷플릭스 구독을 당분간 유지해야겠다. 오랜만에 볼만한 작품이 등장했다. 4화까지 오프라인 시사회로 공개된 이 작품은 캐릭터, 에피소드, 연기력 등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육각형 완성도를 자랑한다. 환자 살리기에 미쳐버린 ‘돌아이’ 의사 백강혁과 안정된 미래만 바라보던 ‘쫄보’ 의사 양재원(추영우)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케미스트리는 보는 이의 웃음보를 건드리기에 충분하다. 두 사람이 생존의 기로에 선 환자들을 결국 살려내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환자 살리기에 고군분투하는 백강혁의 소신은 지금의 혼란스러운 정국과 맞물려 또 다른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여기에 ‘백강혁’을 위협하는 한국대 병원들의 권력층과 의사들의 정치 싸움도 작품의 재미를 올려주는 요소다. 또한 판타지 요소도 곳곳에 배치하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메디컬 드라마의 한계를 넘는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백강혁과 양재원의 ‘브로맨스’ 서사다. 꽃길만 걷던 엘리트 의사 양재원이 백강혁을 ‘닮고 싶은 의사’로 인식한 이후 벌어지는 그의 성장담은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또한 ‘돌아이’인 줄만 알았던 백강혁이 양재원을 이끌어주면서 일깨워주는 대사들은 이 시대 ‘진정한 의료 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끔 한다. 둘 사이 양념을 치는 간호사 천장미(하영)도 재미의 한 축을 담당한다.
배우들의 앙상블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주지훈이 중심을 잡고 추영우와 하영이 살을 붙인다. 주지훈은 자칫 과장되어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특유의 시니컬한 느낌으로 땅에 발 붙인 사람처럼 비치게 만들고, 추영우와 하영은 뉴페이스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합을 맞춘다. 나머지 8화까지 이 미덕이 이어질 수 있을지는, 오는 24일 공개일에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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