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인터넷TV(IPTV) 실적 부진이 티빙-웨이브 합병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KT는 ‘티빙 2대 주주’이자 ‘국내 인터넷TV(IPTV) 점유율 1위 사업자’다.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통합은 넷플릭스 독주를 막는데 반드시 필요한데, KT가 IPTV 가입자 감소를 우려해 양사 합병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KT가 거대 OTT 탄생을 주저한 채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과기정통부 고위관계자는 22일 "KT가 티빙-웨이브의 합병을 두고 이해득실을 따지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며 "이로 인해 합병이 제속도를 못내는 것"이라고 했다.
가장 큰 원인은 KT의 IPTV 부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시장 내 KT의 IPTV 서비스(지니TV) 점유율은 24.38%였다. 1위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2023년 상반기(24.39%)와 별반 차이가 없다.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0.18%포인트 증가)와 LG유플러스(0.16%포인트 증가)가 소폭 오른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지니TV의 점유율 정체는 넷플릭스 주도로 급성장한 OTT 시장이 원인으로 꼽힌다. OTT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코드커팅(Cord-cutting)’이 빨라지고 있어서다. 넷플릭스는 국내 시장 점유율 35%를 차지하며 수백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넷플릭스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02억4700만달러(약 14조7249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22억7300만달러(약 3조2652억원)를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률은 22.2%를 기록했다.
반면 매년 수천억원씩 손실을 보는 토종 OTT인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내 ‘넷플릭스 대항마’로 변신을 준비 중이다.
양사 합병의 열쇠는 KT가 쥐고 있다. KT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 지분 13.54% 갖고 있는 2대 주주다. KT가 적극찬성으로 돌아서지 않은 이상 ‘티빙-웨이브 합병’은 어렵다. KT측은 "티빙-웨이브 합병이 KT에 어떤 도움을 줄수 있을지, 티빙 주주로서 주주가치 제고에 유리한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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