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전쟁 전후 학살터에서 발굴된 유해를 일괄 화장·합사(合祀)해 한꺼번에 안치하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광주에서 첫 제주4.3 유해가 확인돼 전국 각지에서 객사한 4.3희생자를 고향으로 모시려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4.3유족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행방불명인 희생자들의 4.3유족들은 해당 학살터에서 가족의 유해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살았다. 오랜 기간 유해 발굴과 유해 신원 확인 등에 목소리를 높여왔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광주형무소에서 처음으로 제주4.3 유해 신원이 확인돼 기대감이 고조됐다.
정부의 일괄 화장·합사 방침은 4.3유족들에게 더 이상 가족들의 유해를 찾지 말라는 선고와 다름없다.
4.3유족회는 "위령시설과 평화공원 조성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유해를 집단 화장·합사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다. 집단 화장·합사하면 가족들의 유해를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된다"며 "제주4.3 뿐만 아니라 다른 과거사 단체들도 반대 의견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정한 과거사 문제 해결은 정부의 진심 어린 정책에서 출발한다. 집단 학살돼 차가운 어둠속에 갇혀있는 부모·형제들의 소식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통한의 세월을 보낸 유족들 가슴에 더 이상 상처를 더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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