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이 내 생각보다 모든 커뮤에 너무 퍼져서 역바니 억까니 송중기 팬이니 하는 얘기가 많아서 너무 억울해져서 부연설명 덧붙임
이젠 개봉 했으니까 스포 괜찮겠지?
내가 검은수녀들이 불쾌했던 이유는
악마가 썩은자궁 년년 욕하는 거? 그래 악령이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봤음
그것보단 말이 너무 많아서 좀 그랬지 그 욕들만으로 여혐이라고 느끼진 않았음
구마장면은 심지어 나름 흥미진진하게까지 보고있었음
근데 구마 끝물에 송혜교가 악령한테 널 내 뱃속에 가두겠다 대사 쳤을 때
그때부터 아 이래서 자궁암 서사를 부여한거야? 싶어지면서 서서히 몰입이 깨지기 시작
극초반부터 자궁퇴마 목적으로 자궁암에 걸리게 함으로써 빌드업을 쌓은 건 맞으니까 이게 중요한 극중 설정이라는 건 확실해 보였음
그러면서 그동안 해왔던 악령의 여성비하 욕들, 극초반에 나왔던 악령 들린 아이의 엄마한테 행해지던 일개 일반인의 쌍욕들(몸이라도 팔아라 같은)
그런 게 다 떠오르면서 다리에서 피 흐르는 거, 배 볼록해지는 거, 자살을 각오한 송혜교에게 미x년이라고 욕하는 전여빈, 그리고 결국 자살까지
퍼즐이 딱딱 맞춰지는 것처럼 그 모든 게 다 너무 모욕적으로 다가왔고 불쾌함으로 변해버림
그래 악령 잉태? 오컬트 마니아는 아니지만 본 적 없는 소재는 아님
클리셰인 것도 그래 알겠음
그렇다고 해서 그 클리셰가 좋은 소재냐? 하면 모르겠어
그 소재를 그대로 가져와서 답습하는 영화가 과연 좋은 여성서사의 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
자궁 없으면 여자는 퇴마를 못 하는걸까?
검은사제들은 돼지에 가두는데 여자는 왜 굳이 자궁인데?
오히려 여성혐오를 꼬집고 비판하는 영화라는 소리도 나오는데
만약 그걸 꼬집고 싶었으면 그 클리셰를 그대로 답습하면 안 됐다고 생각해
강간을 비판하기 위해 강간 장면을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거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음
차라리 자궁에 악마를 가두고 자궁적출해서 그걸 떼어버리고 살아났다면 훨씬 훌륭했을 거임
이 글은 그냥 떠내려 가겠지만 그래도 그냥 너무 답답해서 써봐
당연히 내 생각이 정답은 아닐거고 다르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겠지 그러니까 서로 존중하면 되는 거잖아
애초에 난 그 후기 어느 곳에서도 여혐이라는 단어를 대놓고 쓰거나 보지말라고 종용하지 않았어
너무 많은 스포가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보통 결말 스포는 다른 영화들도 시사회 끝나면 다 돌아다닌다고 알고있어
그래도 아직 개봉도 안 한 영화 스포를 너무 많이 한 건 맞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선 좀 안일했다는 생각도 들어
그래서 제작사 요청으로 글이 지워졌을 때 이의신청 버튼이 있었지만 안 하고 받아들였어
그러니까 그 후기에 엄청난 악의가 있었다거나 영화를 망하게 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거
집이 멀어서 두 시간 반이나 걸렸지만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왔는데 보고 나니 모욕감과 불쾌함만 남으니까 속상해서
또 다시 먼 집에 돌아갈 생각 하니까 한숨만 나오는 상태라 좀 흥분한 상태에서 쓰긴 했지만 무슨 의도가 있는 건 전혀 아니었어
이렇게 좀 쓰고 나니까 속시원하다
다들 좋은 연휴 보내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