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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지난 2023년, K팝 음반 판매량은 사상 최초로 전 세계에서 1억 장을 돌파했다. 하지만 1년 만인 지난해는 1억 장을 넘지 못했고, 10년 만에 성장 그래프도 꺾였다. 이 가운데 올해 그룹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가 완전체 컴백이 예고된 만큼, K팝 시장이 다시 한번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가 최근 발표한 연간차트에 따르면 2024년 K팝 음반 판매량이 9328만 장(1위부터 400위까지의 음반 판매량 합계)이다. 2023년 동기 기준 1억 1579만 장 대비 19.4% 감소한 수치다.
또한 지난해 100만 장 이상 앨범을 판매한 아티스트는 24팀으로, 2023년도 26팀보다 2팀 감소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단일 앨범 기준 100만 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한 앨범은 총 20장으로, 지난 2023년의 33장보다 13장이 줄었다.
이 중 남자 아티스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00만 장 떨어졌다. 세븐틴은 2024년 약 890만 장을 판매했는데, 이는 2023년에 비해 약 710만 장 감소한 수치다. 스트레이키즈 역시 전년 대비 약 500만 장 감소했다.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등 대형 팀들이 다소 부진한 판매를 보이며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2015년 이후 줄곧 성장세를 그려오던 K팝 음반 판매량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2024년 관세청 K팝 음반 수출 금액이 전년 대비 하락하지 않은 점, 일부 가수들에서 판매량 저하가 집중된 점, 걸그룹 시장 판매량이 견고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감소세는 K팝 산업의 근본적·구조적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음반 인플레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굿즈, 공연 등 다른 카테고리 소비를 늘린 점, 중국 시장의 구매 감소 등이 음반시장 축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멤버들의 입대로 부재했던 방탄소년단, 솔로 활동에 집중한 블랙핑크와 같은 대형 그룹이 올해 완전체로 돌아오면 K팝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K팝 파이를 늘릴 만한 대형 기획사 신인 그룹들이 올해 속속들이 데뷔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보이그룹 킥플립을 선보였고,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하츠투하츠는 오는 2월 24일 데뷔할 계획이다.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2025년은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완전체 컴백이 예상되는 만큼 연간 판매량이 대략 1억 장 마지노선으로 상승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 가요계 관계자는 "대형 그룹의 컴백이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K팝이 다시 약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만 음반 판매량이 꺾인 전반적인 흐름까지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방탄소년단 입대 이후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엔하이픈 등이 충분히 음반 시장을 견인해 왔기에 대형 아티스트의 부재가 판매량 하락의 주원인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가요계에서는 단순히 음반 판매량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각 소속사가 이 상황을 인지하고 굿즈를 다양화하거나 공연 개최 횟수를 늘리는 식으로 매출 다변화를 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