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2025년을 맞은 걸그룹 뉴진스는 전속계약 분쟁 중인 어도어를 보다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도어를 신뢰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몇 차례 발표한데 이어 새 그룹명을 모집에 직접 나섰다. 뉴진스 다섯 멤버의 주장에 따르면 이들은 현재 소속사가 없는 상태다. 이들이 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지난해 11월 말 자정부터다.
이는 해당 시점 후 뉴진스가 보여 줄 모든 행보가 외부에서는 '자발적인 선택'으로 비춰진다는 뜻이 되고, 향후 발생할 모든 법적 책임들 역시 멤버들이 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반면 지난해 전면에 나서 하이브와 레이블즈, 어도어를 싸잡아 비판했던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는 어찌된 일인지 목소리를 내는 데 소극적이다. 비판 여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그는 '뉴진스 사태'(이하 지난해 발발한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뉴진스의 전쟁을 '뉴진스 사태'라고 명칭함) 핵심 쟁점인 '템퍼링 의혹'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잠잠해진 민희진과 목소리가 커진 뉴진스. k팝 업계 종사자들은 '뉴진스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해 12월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 뉴진스와 민희진의 이름을 언급하며 앞으로 템퍼링 의혹이 제기된 모든 아티스트에게는 순위 집계에 반영되는 음반, 음원 판매량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의혹에 휘말리는 것 만으로도 불이익을 주겠다는 선언이다.
본지는 음콘협 관계자에게 '뉴진스 사태'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물었다. 음콘협 측은 가장 먼저 우려를 표한 건 연예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형성이었다.
뉴진스 주장, 청소년에게 부정적 인식 줄까 우려돼
뉴진스 입장 발표, 자발적으로 나서도 민희진이 말려야
이 관계자는 "(뉴진스는) 채권이행계약서와 투자계약서 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사실 비지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사람, 시장과 사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경우라면 뉴진스의 입장은 대꾸할 가치도 없는 얘기"라며 "그럼에도 이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고, 사회생활이 전혀 없는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봐 우려된다"며 걱정했다.
뉴진스가 자본 논리, 돈의 싸움인 현 사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의 논리가 청소년들에게는 마치 신념처럼 비춰질까봐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민희진이 뉴진스를 정말 위한다면 뉴진스가 현 사태에 적극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말려야 한다는 입장도 보였다. 만약 뉴진스가 누군가의 청 없이, 자발적으로 목소리를 낸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툼에 직접 뛰어 드는 것 만큼은 말렸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은콘협 관계자는 "뉴진스 멤버들이 직접 나서면, 혹자들에게는 마치 대중에게 여론전을 하는 것 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 이걸 가장 말려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민희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진스 사태는 결국 돈 문제, K팝 투자 심리 얼어 붙을까 걱정
템퍼링 예방할 법적 제도 상당히 취약, 법적 제도 마련 시급해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하면 충분히 갈등은 생길 수 있고, 소송을 통해 시비를 가리면 되는데 그걸 굳이 공론화 시키고 기자회견을 하는 건 아티스트 이미지에도, k팝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라며 더 이상 양측의 싸움이 여론전으로 비화되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우려는 '뉴진스 사태'로 k팝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계자는 "통보로 계약이 해지된다면, 누가 k팝 시장에 투자하겠냐.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큰 불안정성이 있는 산업에 건강히 투자할 투자자는 없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조치가 업계의 자성적 노력에 대한 호소이기에 강경한 입장을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템퍼링의 정의가 무엇이고 어디까지가 템퍼링인지도 모호한 상황이다. 뉴진스 멤버 큰아빠 A씨와 민희진이 다보링크 실소유주 B씨와 만난 모습이 보도됐고, B씨가 이들이 뉴진스를 데려나올 방법을 물어봤다고 주장해 템퍼링 의혹이 공식화 되긴 했지만 A씨와 민희진이 "원래 친분이 있는 사이었다"라고 주장하면 현행법으로는 템퍼링임을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k팝 업계에 템퍼링 의혹 사례가 많아지는 이유에 대해 "거대 자본이 몰리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뉴진스 사태'역시 결국 돈의 문제"라고 내다봤다.
그는 뉴진스와 민희진의 유대감에 대해 "현재 뉴진스는 비지니스 논리보다는 자신들과 정서적 친밀감이 있는 이들을 위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자신들과 함께 일한 누군가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고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간이 흘러 멤버들이 어른이 되면(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때 쯤) 지금과 다른 관점에서 사태를 바라볼 것이고, 대응책이 명쾌한 문제였음을 알게될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닌 것 이다. 정서적 친밀감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관계자는 "신자유시장 관점에서 자본으로 경쟁하며 아티스트를 영입하는 것이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보겠지만 이는 템퍼링 사례를 증가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되려 투자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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