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보고 싶은, 세상에서 제일 안 야한, 500억을 투입한 대작 코미디 명장면에 등극했다는 게 문제지만. tvN '별들에게 물어봐'(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는 무중력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보스 '이브'(공효진 분)와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 '공룡'(이민호 분)의 지구 밖 생활기를 그린 드라마다. SF, 로맨틱 코미디, 스페이스 오피스물이 결합된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지만 결국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잡탕만 남았다. 저예산 클리셰 범벅 숏폼 드라마도 라면 수프급 맛은 내는 마당에 대형 스타, 예산, 규모, 기간을 쏟아부은 '별들에게 물어봐'는 유튜브 숏츠만도 못한 졸작이 된 셈이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첫 회부터 꾸준히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대기업 총수 최재룡(김응수 분)의 죽은 아들이 남긴 찌그러진 정자를 인공 수정하기 위해 산부인과 의사 공룡(이민호 분)이 우주로 날아간다는 설정 자체가 무리수였다. 이민호와 공효진의 케미스트리도 애매했고 붕 뜬 감정선 위로 끼어든 8회 우주 베드신은 애틋하기는커녕 폭소를 자아냈다. 촌스러운 CG에 지나치게 신성하게 그려낸 베드신이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했다. 첫 회 3.3% 시청률(전국 유료 가구 기준), 2회 3.9%에 이어 3, 4회는 2%대, 5회는 아예 1%대로 주저앉았다. tvN 토일드라마가 1%대 시청률을 기록한 건 지난 2019년 방송된 '날 녹여주오' 이후 처음이다. 8회 시청률이 2%대를 회복하긴 했지만 반등이라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문제는 16부작 중 고작 8회로 겨우 반환점을 돌았다는 사실. 매회 시청자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기 바쁜 '별들에게 물어봐'가 과연 우주에 표류 중인 서사를 안방극장에 안착시키는 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증권가는 연신 CJ ENM 실적 기대치와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 중이다. '별들에게 물어봐'도 답 없는 저조한 성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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