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시간을 8년 전으로 돌려보자. 박근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나서 "단 4일 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런 이야기를 한다.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의 우산에 제가 들어가야 한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들의 팀을 만들어 팀플레이를 하고, 최종 MVP가 누가 될지는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
“문재인 형님도 친하죠. 친하긴 한데 거기는 1등이잖아요”
아무리 문해력이 후달려도, 저게 최소한 문재인 빼고 뭉쳐서 단일 경선후보를 내야한다고 읽히는 게 맞다.
이 발언이 나오자마자 당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구태정치라고 반박했으며, 이재명 본인도 분위기가 자기 생각대로 안 돌아가자 팀플레이 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왜 그 팀에 문재인은 포함이 안 됐는지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거듭 말하지만 이 모든 일은 박근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고 채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일어났다. 심지어 문재인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펌핑이 되어 독주체제를 구축하기도 전의 일이다.
최근 김동연, 김경수, 박용진이 잇따라 내놓은 발언이라고 해봐야 다 뜯어보면, 이재명의 당내 기득권을 전면 부정하지 않는 전제에서 '정신 차려'가 고작이다. 저 셋 지지율 합쳐봐야 이재명의 반의반도 안 된다.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통과된지는 한 달 반이 넘었고, 앞으로 한 달 이내에 파면이며 석 달 이내에 21대 대통령 선거다. 대통령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타이밍상 지금쯤 메시지를 내놓는 게 맞지. 그 메시지에 동의하고 동의하지 않고를 떠나서 말이다.
이미 비명계라고 해봤자 원내에서 거의 다 절멸된 민주당에서, 꼴랑 이재명 지지율 떨어지는 원흉이 이재명 본인이라고 팩트폭행하는 것 자체가 무슨 정권교체에 악영향이 있겠느냐는 뜻이다.
박근혜가 탄핵이 됐다만 민평련의 지원을 받아야 간신히 당내 국회의원 과반 모을락말락한 데다, 18대 대선 당시 동교동계가 대놓고 분탕질 쳤던 기억이 있는 문재인 같은 상황이었다면 저런 메시지 나오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날 법도 하겠다만.
결국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경제, 외교를 윤석열만큼이나 말아먹을 것 같은데, 의회에 견제세력도 없다는 게 지금 이재명 대세론이 흔들리는 결정적 이유 아닌가?
그럼 당내에서 어찌저찌 견제 목소리가 나오는 걸 반겨야지, 왜 목소리 낸 사람들이 죄다 하꼬라고 뭐라 하는지 모르겠다. 꼴랑 이런 걸로 민주당이 정권을 못 가져온다면, 민주당은 망하는 게 맞고.
그리고 이재명 지지자들은 좀 닥치자. 박근혜 탄핵소추안 통과되고 4일 만에 대선 운동을 문재인 저격으로 시작한 게 이재명인데 뭔 내부총질 타령...?
대통령이 되려면 이런 류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극복해야 하는 법이다. 어디서 온실 속 화초가 한겨울 바깥에서 생명력 좋다는 소리를 하고 있는?
덧. Kar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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