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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SBS, KBS, MBC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국내외 OTT와 콘텐츠 제휴를 늘리고 있다.
티빙은 다음달 5일 KBS 2TV에서 방영하는 지진희·이규형 주연의 수목드라마 ‘킥킥킥킥’을 같은 날 공개한다. 티빙은 ‘태양의 후예’ ‘쌈, 마이웨이’ ‘구르미 그린 달빛’ ‘화랑’ 등 KBS에서 인기를 끌었던 구작 드라마들도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티빙은 지난해 12월10일 애플TV플러스 브랜드관을 론칭했다. 티빙 프리미엄 요금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애플TV플러스 콘텐츠 '파친코',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등을 제공 중이다. 티빙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애플TV+ 브랜드관을 출시한 후 프리미엄 이용에 대한 구독 기여는 전날 대비 20배 이상 늘었다.
쿠팡플레이는 MBC의 주요 예능과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등 주요 콘텐츠를 서비스하며 국내 OTT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무한도전’,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나 혼자 산다’ 등 많은 팬을 거느린 콘텐츠를 24시간 정주행할 수 있는 라이브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모텔 캘리포니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등 MBC 드라마 등 알짜배기 콘텐츠들을 제공 중이다.
또 MBC는 '나는 신이다', '피지컬 100' 등을 넷플릭스 투자를 받아 제작하는 등 OTT 협업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말부터는 디즈니플러스의 흥행 콘텐츠 '무빙'을 매주 일요일 밤 2회씩 방송했다.
이처럼 지상파와 OTT 간 협업이 활발해진 배경에는 넷플릭스와 SBS 연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말 넷플릭스는 SBS와 콘텐츠 공급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이달 3일부터 6년간 신구작 드라마·예능·교양 프로그램을 공급 받고 있다. SBS의 인기 예능 및 교양 프로그램을 비롯해 ‘모래시계’, ‘스토브리그’ 같은 옛날 인기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SBS 신작 드라마 중 일부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하기로 했다.
최근 넷플릭스 인기 순위에는 '나의 완벽한 비서', '스토브리그', '펜트하우스', '도깨비', 틈만나면' 등 SBS 콘텐츠들이 올라오는 등 양사 제휴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웨이브로 묶인 지상파 동맹에 사실상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12년 KBS·MBC·SBS 지상파 방송사는 푹(POOQ)을 설립하고 2019년 SK의 ‘옥수수’와 합병, ‘웨이브’를 출범시켰다. 이후 웨이브는 국내 지상파 방송 실시간 중계 및 다시보기를 독점으로 제공해왔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대규모 비용을 투입한 콘텐츠로 국내 OTT 시장 1위에 올라서고,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생중계에 힘 입어 고속 성장하자 웨이브는 경쟁에서 밀려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웨이브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437만명이다. 이는 넷플릭스(1299만명), 티빙(725만명), 쿠팡플레이(709만명)에 이은 4위다.
웨이브와 티빙이 추진 중인 합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웨이브가 기존에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단독 제공하며 독점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양사 합병에 찬성하지 않았던 KT의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KT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 지분 13.5%를 갖고 있는 주요 주주다. KT 측은 "국내 유료방송 전반에 대한 영향 뿐만 아니라 KT그룹과 티빙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미치는 영향과 티빙 주주로서 주주가치 제고에 유리한지 여부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웨이브의 지상파 콘텐츠 독점성이 약화되면서 합병의 시너지가 불확실해졌다”며 “합병이 성공하려면 콘텐츠 독점성과 차별화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