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달라졌다. 각 분야에서 자신이 강조해 온 진보적 가치를 바탕으로 구축했던 정책 기조를 뒤집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반도체특별법 관련 정책 토론회를 주재한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주 52시간 근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규정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당내 여론을 수렴 중이다.
최근 이 대표의 친기업적 행보 흐름을 고려했을 때 노동계가 반대하는 주 52시간 근로 예외 규정에서도 경영계 측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동덕여대 사태 때도 감지됐다. 이 대표는 관련 언급을 피했지만, 민주당의 한 의원이 “이번 사태의 원인은 대학 당국에 있다”고 논쟁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친명(親野)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왜 민주당에 페미를 묻히냐. 이러면 다음 대선도 패배한다”며 발언을 한 의원을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외교·안보 측면에선 통상 보수 정치인의 언어로 인식돼온 “자유민주진영”이라는 표현을 자주 구사하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며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공개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한·미·일 간 협력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일본의 국방력 강화에 대해 “현재 한일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으므로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도 언급했다.
지난 2022년 10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을 강하게 비판했던 과거의 발언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