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KBS 드라마 관계자 3명을 '문화재 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7일 경북안동경찰서는 옥택연 서현 주연의 KBS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의 현장 소품팀 소속 3명(팀장 1명, 직원 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는 지난 1월 3일 해당 촬영팀을 '문화유산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북안동경찰서에 고발한 시민이 검찰 송치 사실을 공유하며 알려졌다.
수사결과 통지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송치가 결정됐으며 주요내용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하신 사건은 피의자의 범죄 혐의가 충분히 인정되어 송치 결정하였음을 통지하여 드립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한 A씨는 경찰과의 통화에서 "(피의자)가 총 3명이다. 세 사람 다 실행위자다. (못질을) 명확하게 지시한 사람은 없다"며 "(촬영 현장에) 소품팀이 있고, 촬영팀이 있고 여러 소속이 있다. 사진이 찍히고 행위를 한 사람들은 소품팀에 소속된 팀장하고 밑에 직원들"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품팀에서 촬영 전에 소품을 달아야 되는데, 추가로 못질을 해서 달았다. 세 번의 촬영이 있었다"며 "(현장 책임자는)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관련된 사람들은 참고인으로 다 조사를 했다. 실질적으로 행위(못질)를 하고, 총괄을 했던 사람들은 세 사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서홍 건축가는 지해 12월 30일 병산서원에서 목격한 일을 폭로했다. 민 건축가에 따르면, 방송 촬영 중임을 예상하며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민 건축가는 제작진이 문화재 훼손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며 "둘러보니 이미 만대루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고 했다.
이후 KBS측은 "안동 병산서원에 드라마센터장과 책임 프로듀서를 급파해 현장 상황을 파악한 결과, 기존에 나 있던 못자국 10여 곳에 소품을 매달기 위해 새로 못을 넣어 고정하며 압력을 가했던 사실을 확인했다"며 "제작팀이 못을 넣었던 곳은 병산서원 만대루 기둥 보머리 8곳과 동재 보머리 2곳 등 10여 곳으로 파악됐다"고 문화재 훼손 사안을 인정했다. 이후 KBS는 안동시에 문화유산 훼손으로 고발 당했고, 결국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한 모든 영상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안동시에서 해당 촬영분에 대한 폐기를 요청했고, KBS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에 있다고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문화유산법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제1항은 '국가지정문화유산을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서현)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옥택연)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물로 올해 방영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