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중종이라서 원인들을 비롯한 중경종, 경종들의 뭇 부러움과 경외와 존경을 한몸에 받고 살았는데 장쪽은 아버지 쪽은 중종인데 어머니는 중경종이라서 태어난 장은 중종의 피와 중경종의 피가 살짝 섞인 상태라 장의 부모님은 장을 어떻게 해서든 중종과 결혼을 시키고 싶어하는 거.
근데 섹피 보다보면 알겠지만 섹피에서 중종은 브리딩이라고 해서 자신의 페로몬으로 남을 임신 시키는 게 정당화 되는데 특히 좋은 씨앗을 갖고 태어난 중종들은 경종, 중경종들에게 브리딩을 해주므로서 돈을 받기도 하는 일이 횡횡함. 장은 그래서 자기가 임신을 한다기 보다 임신을 시키는 일에 더 익숙해져 있는 상태였는데 장이 중종과 결혼을 하려면 자신이 임신을 해야 된다는 쪽이라서 극렬하게 부모님들의 생각에 반대함. 그래서 100% 중종이 뭐가 중요하냐, 요새 시대에 중종 이런 것보다 사람 진심이 중요하다고 말을 해도 씨알도 먹히지 않음.
그 와중에 장의 아버지와 어릴때부터 굉장히 친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 아버지가 바로 오의 아버지. 오와 장의 아버지는 어릴때 동고동락했던 사이로 오의 아버지는 자수성가를 해서 꽤 큰 기업을 이끌고 있었음. 장의 아버지는 어릴때부터 논과 밭이 많아 지방에서 유지로서 굉장히 떵떵 거리며 살았는데 요새 고민이 장을 어떻게 하면 중종의 집안으로 흡수 시킬 수 있을까 라는 것이었음. 그런 고민을 장의 아버지가 오의 아버지에게 털어놓자 오의 아버지는 쿨하게 그럼 내 아들내미랑 결혼시키면 되잖아 라고 얘기함. 오의 아버지는 오의 어머니와 결혼했는데 오의 어머니도 알아주는 중종의 집안 여자라서 오는 뼛속까지 100% 중종이었거든. 문제는 나이가 좀 어리다는 거. 근데 뭐 이 세계관에서 나이는 익스큐즈 되는 일이 흔하다시피 하니까 장의 아버지는 그런 오의 아버지 제안에 귀가 솔깃함. 근데 문제는 장이 극렬하게 저 문제에 대해 반대한다는 거였지. 그래서 장과 오의 아버지는 수를 씀. 그럼 자연스럽게 둘을 계속 만나게 해서 부딪히게 하자 라는 게 그 생각.
오는 나이가 어려서 아직 대학 입학전이었음. 근데 워낙 총명하고 똑똑하고 천재 소리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딱히 과외나 학원 같은데도 다니지 않고 알아서 공부하는 타입이었음. 장은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요새 장의 고민은 군대를 언제 가느냐 였기 때문에 군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장의 아버지가 그런 장에게 오의 아버지 회사에서 군대 대신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조건을 내세워 장을 자연스럽게 오의 아버지 회사의 일을 시키게 함. 오의 아버지는 장이 얼마나 똑똑하고 일에 센스가 있는지 알기 때문에 장이 군대 대신 방위산업체로 일하는 거라도 자신의 회사에서 일한다는 사실에 기뻐함. 그리고 기껏 방위산업체로 온 것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오와 장을 만나게 시킴. 오는 학생이라고 해도 이미 후계자 라인에 들어선 상태라 오의 아버지 회사를 제 집 드나들 듯이 잘 드나들었기 때문에 회사 사람 소개 받는 것에 익숙해져서 또 이번에는 누군가 하고 장을 만나는데 어렸을 때 자신과 곧잘 놀아주던 형과 닮아서 신기해 하던 찰나 오의 아버지가 말함. 너 이 형 기억 안 나냐? 만날 너랑 같이 장기 두던 그 형인데. 그러자 장도 아! 그 귀엽던 애가 너야? 이러고 오도 엇! 그 형이 이 형이에요? 왜 아저씨가 다 됐어요? 라고 첫 대면부터 말함. 장이 임마, 내가 뭘 아저씨야. 그럼 넌 애냐? 애/새/끼? 하고 막 놀려댐. 생각보다 둘이 거부감 없이 만나는 걸 알고 오의 아버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음.
형 아직도 장기 잘 둬요? 당연하지. 나 아마 바둑 2단인데. 야, 나는 아마추어 장기 대회에서 2등 했어. 그럼 간만에 우리 장기 둘래요? 됐다, 나 여기에 일하러 온거지 너랑 장기 두러 온거 아니야. 그리고 아버지가 갑자기 제안해서 나 살 집도 아직 못 구했어.
장은 학교 다닐 때 기숙사에서 다녔기 때문에 따로 자취집을 안 구해둔 상태였는데 오의 아버지가 방위산업체 제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의 아버지가 그걸 장에게 말해서 장이 하겠다고 말을 하자마자 짐 싸서 그럼 서울 가라고 말하면서 자취할 곳도 알아볼 틈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장은 잠시 친구네 집에서 신세를 지던 상태라 오늘 일이 끝나면 바로 부동산으로 가서 집 살 곳을 알아봐야만 했음. 사실 여기에는 계략이 한 개 숨어 있는데 장의 아버지는 일부러 장의 집을 구해주지 않은 채 장을 서울로 보낸 것.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맥이 없던 것도 아닌데 일부러 그런것이었음. 왜냐면 이런식으로 집이 없는 장이라는 게 알려지게 되면 오의 아버지가 자연스럽게 장을 자신의 집에 자취를 할 수 있게 하려던 생각이 있었거든. 근데 뜻밖에 그 말을 들은 오가 말함.
우리 집에서 지내요 우리집. 우리집 방도 많은데. 에이, 어떻게 그래. 게스트룸 남지 않아요 아버지? 하고 먼저 선뜻 제안한 오의 말 때문에 오의 아버지는 더욱더 자연스럽게 장의 자취 문제를 거론하지 않아도 됐음. 장은 어떻게 방위산업체로 쓸모 없는 자신을 받아준 것도 고마운데 집까지 신세 지냐며 한사코 거절했고 자신이 알아서 알아보겠다고 말했지만 오가 그럼 형이 내 공부도 봐주면 되잖아요, 나 어차피 형네 학교 들어갈 준비하는 건데, 면접 보는 팁이나 이런 것도 알려주면 좋고. 응? 하고 말함. 오는 간만에 자신과 비슷한 실력의 장기를 두는 형을 만나 기쁘기도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자신과 유일하게 말이 잘 통하는 형을 간만에 만난 게 더 컸음. 아무리 오가 19살 밖에 안됐다 하더라도 오는 남들보다 생각하는 속도도 빠르고 머리도 뛰어나 또래 친구들과 놀 때는 잘 어울렸지만 깊은 얘기를 할 때나 공부를 할 때는 어쩔 수 없는 갭을 느낄 수밖에 없는 위치였음. 그런 오에게 장의 존재란 자신의 뮤즈나 다름이 없었지. 장은 오와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하는 센스나 감각, 생각들이 어렸을 때 제법 있어서 이런 동생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장에게 오롯이 투자를 한 부모님들은 동생을 낳지 않았고 그래서 장은 알게 모르게 외롭게 커 왔음. 그리고 부모님이 거는 기대가 무척 커서 항상 버겁게 느껴졌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오를 보니 어릴 때 생각도 부쩍 나고 부모님과 일단 떨어지게 되면 그놈의 지긋지긋한 중종과의 결혼 얘기도 사그러들 것 같으니 마냥 거절하기도 애매했음. 그리고 오의 아버지도 선뜻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니 장은 더이상 거절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알았다고 말하고 오의 집으로 들어가게 돼.
오의 부모님과 같이 살고 오까지 같이 살게 되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오의 집은 2층집이었는데 1층과 2층이 거의 독립적인 구조로 되어 있어서 현관도 따로 쓰고 대문도 두개나 있어서 후문과 정문이 나뉘어져 있어서 후문과 이어진 2층 현관을 이용하면 1층을 굳이 들리지 않아도 2층으로 갈 수 있었고 2층에도 부엌이나 거실 구조가 1층과 똑같았기 때문에 1층을 굳이 내려가지 않아도 됐음. 애초에 2층에서 계속 생활한 오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침을 같이 먹는 오의 집 문화만 아니었다면 1층 내려 갈 일이 거의 없었음. 그래도 자취를 하는 입장에서 장은 1층에 한번도 내려가지 않을 수는 없어서 오보다는 약간 더 많이 1층에 내려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보통 2층에서 오와 같이 생활을 하고는 했음.
오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보통 장이 먼저 퇴근을 해서 있는데 처음에는 일에 적응하느라 집에 오면 바로 뻗었던 장은 금세 뛰어난 머리로 적응을 모두 마치고 오가 돌아올때쯤 되면 간식도 만들어 주고 오가 조금 더 공부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도와줌. 장도 3년 내내 놀 수만은 없으니까 학과 공부도 틈틈이 하는데 오는 어릴 때에도 받지 않았던 부모님의 관심을 꼭 장을 통해 받는 것 같아 기뻤음. 시간이 지날수록 오의 부모님이 정이 없는 분은 아니지만 오는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부모님 손길을 굳이 필요로 하지 않아서 오가 100점을 받아도 당연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면 장은 오롯이 오가 한 그대로를 보고 기뻐해주고 같이 고민해주는 역할을 하게 돼. 모의고사에서 전국1등을 한 오가 성적표를 들고 막 웃으면서 집에 왔는데 그날따라 장이 집에 없어서 풀이 죽어서 시무룩해 하다가 장이 퇴근하자마자 강아지처럼 장한테 달려가서 형 형 내 성적표! 하고 막 내밀자 장이 성적표 받아들자마자 전국1등이라고 써져 있는걸 보고 눈 튀어나오게 놀라면서 와, 너 진짜 머리 좋구나? 전국 1등? 진짜? 천재네? 하고 기뻐하니까 오가 그런 장에게 내 머리 쓰다듬어주세요 하고 장의 손을 가져다가 제 머리에 얹어 놓는데 장은 그런 오가 귀엽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해서 성심을 다해 쓱쓱 머리를 쓰다듬어줌. 한 편 오는 장의 부들거리고 흰 손을 잡는 순간 찌릿하고 전기 통하는 느낌이 들게 되고 할리퀸 로맨스 소설에서처럼 가슴이 쿵쾅쿵쾅 뜀. 여태까지 장과 같이 지내온 몇개월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장에게 조금 더 인정 받고 싶은 마음, 장과 동등해지는 걸 넘어서서 더 자신이 멋져져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함. 사실 오에게는 공부란 놀이보다 즐거워서 하는 일종의 쾌락과도 같은 수단이었음. 늘 누구보다 잘 하기 때문에 1등이라는 숫자가 감흥이 없었지 오의 부모님처럼. 근데 자신의 성적이 누군가로 하여금 놀라움을 자아내게 하고 웃음을 짓게 하고 칭찬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된다면 오는 더욱더 공부라는 걸 잘해보겠다는 마음이 드는 거야. 한마디로 오에게 장은 무슨 일에 대한 동기부여 그 자체였지. 장은 오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타고난다는 게 이런건가? 장도 타고난 머리도 좋지만 확실히 오만큼은 아니었거든. 그래서 부럽기도 하지만 저 나이에 저렇게 대단한 능력을 가진 오를 칭찬해주고 싶었음. 장이 보기에 오는 대단한 인재고 천재인데 오의 주위사람들은 그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점이 없잖아 있어 보였거든. 저런 애일수록 더욱더 옆에서 잘한다 잘한다 해주면 더 날개 돋듯이 재능을 뻗칠 게 눈에 선하니까 장은 오가 그런 기운을 가지고 더욱더 어떤 일이든지 간에 잘 해내기를 바랐지.
으.. 쓰다보니 길어지네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