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렇게 못되게 말해서 미안해
더 많이 대화하지 못해서 미안해
미안해 할아버지 외롭게 만들어서 미안해
요즘 왜 이렇게 못되게 군 일만 생각날까 그러면 안됐었는데
미안해 할아버지 내가 할아버지같은 입장이 되니까 알겠더라
정말 너무 힘들고 너무 외로워 할아버지도 이랬었겠지
나 요즘 할아버지가 자던 자리에서 잠들어
거기 누워서 할아버지는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무도 대화해주지 않는 가족들을 두고 tv만 바라보던 그 심정이 어땠을까
미안해 할아버지 나라도 할아버지한테 말 한마디 더 걸었어야 했는데
나 진짜 못났다
보고싶어 할아버지 다시 만나면 꼭 끌어안고 사과하고 싶어
미안해 할아버지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나중에 꼭 만나자 나 오징어땅콩이랑 사이다 많이많이 사들고 갈게
거기서 나 올때까지 할아버지 좋아하는 배추도 키우고 앵두도 키우고 수박도 키워 알겠지
허리 쭉 펴고 하늘도 봐봐
사랑해 할아버지 미안해 고마워 이제 아프지마 호랑이 무서워하지 마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