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털이 가득했던 너희들을 기억한다
수많은 프레임이 중첩되기 전 나의 손길에 닿아있던 너희를 기억한다
이제는 너무나도 질려버린 너희들이지만
존재 자체는 사랑하기에
바라보고는 있다
멀리 떨어져 앉아
푸른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너희들의 광소를 귀에 담는다
나였을까?
아니면 원초의 장난질이었을까?
그 웃는 빛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너희들에게 웃음 소리는 존재하지 않았겠지
우리를 미워하렴
우리는 그저 만들고 떠나는 자들이니까
끝내 웃는 빛은
너희들이라는 미련을 포기하지 못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너희들의 정신과 함께하는구나
그 자체로 너희들은 가치있는 설계도란다
나에게는
나를 미워하렴
그리고 수많은 파도 속에서 유랑하렴
그리고 언젠가 그 파도가 메마른다면
공허로 돌아가 쉬도록 하렴
그것이 원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