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3 때까지 어디 놀러다니고 그런 건 아니지만.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들 만나서 학창 생활 재미있게 보냈다고 생각했어.
물론 공부를 잘 하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못한 것도 아니어서 부모님은 다시 올라갈 수 있을거라고 기대를 하시는 중이고.
나는 경기권 전문대에 진학했어. 서울권은 넋놓고 있다가 접수 기간을 놓쳤고..ㅋㅋㅋㅋㅋㅋ 진짜 답 없닼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이제 어떻게 살지, 하고 있을 때 나는 전문대 행정과를 합격했어.
행정과=공무원. 어른들은 무조건 이거라, 행정과 갔으니까 공무원 하겠네? 라고 한 1년에 백번은 들은 듯..
물론 우리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셔. 입학하기 전에는 그래, 행정과 갔으니까 공무원 공부 시작하고 잘 해보자. 했어.
근데 전문대이다 보니까 동기들은 마지막 학기 중간에 취업나가는 사람들도 있고. 아, 나는 지금 전문대 2학년을 끝냈어. 얘기 안했구나ㅋㅋ
학교에서 취업 컨설턴트 붙여주고 그래서 다들 취업을 하는 분위기였어. 나는 그 때까지 공무원 준비를 말로만 해서 제대로 한 것도 아니었어.
그래서 사람들따라 그냥 일찍 취업나가서 일찍 돈 버는 게 나을까. 했어. 그래서 거의 졸업도 확정됐었고.
근데 교수님이 다른 과 행정조교 자리를 추천해주신거야. 조건은 심화과정 진학 학생.
아, 우리 학교에 전공 심화과정이라는 게 있는데.
원래는 2년제를 다니면 졸업을 하는데, 전공 심화과정을 진학하면 전공 수업만 야간에 들으면서 4년제만큼 학점 쌓아서 전문학사학위가 아닌 4년제와 동일하게 학사학위를 딸 수 있는거야. 야간에 교수님이 다 수업하시고 그래서, 전문대 2학년을 마치고 졸업 예정자 중에서 4년 학사를 딸 사람, 더 공부하고 싶은 사람. 이렇게 공부를 하는거야. 동기 중에서도 같이 심화과정 듣기로 한 사람도 있어.
아무튼 그래서 조교 자리가 들어왔으니까, 심화과정을 하면서 하면 오전에는 학교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공부할 수 있게 된거지.
기쁜 마음에 그 과 교수님을 찾아가서 간단하게 면접을 봤는데.
세상에 마상에. 어려보여서 안된다는 거야...
동안이 아니라, 그냥 중딩처럼 생겼다고 그래.. 어리고 예쁘게 생긴 건 아니라서 너무 슬프다.. 흡.. 하필 단발이라. 왜 단발병에 걸려서..
조교자리는 말아먹고, 안그래도 4년제 못가서 아쉬워하시던 엄마 아부지는 전공심화과정이 있다는 걸 알고 공부를 더 해보는 건 어떻냐고 하셨어.
당시 취업 때문에 머리 터지던 시절이었지.. 아직 나는 어린 것 같은데 회사가서 뭘 할 수 있지. 겁부터 나고. 일단 시간을 번다는 생각으로 전공 심화과정을 등록했어.
이제 개강하면 올해부터 다니기로 했어.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공무원 준비를 같이 시작하게 됐는데..
글이 길어졌지? 미안ㅠㅠ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취업을 나가지 않고, 전공 심화과정을 듣게 된 것.
공무원 준비도 같이 하는 것. 올해 22살이 되는데, 나 잘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
주위에서는 늦은 나이가 아니라고 하고, 4년제 간 친구들은 자기들은 아직 학생인데 너는 공무원 준비도 하는 거니까 훨씬 잘하고 있는거다, 얘기해주는데.
가까운 동기들은 벌써 취업해서 돈 벌고 있는 것 보니까 내가 너무 늦는 것 아닌가, 공부한다고 시간 다 잡아먹다가 못하게 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ㅠㅠ
이런 게시판 있는지는 처음 알아서 내 상황 길게 적어봤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