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을 이루고 있는 영토는 20세기전까지는, 아니 어쩌면 오늘날 까지도 거의 3개의 문화권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양키로 대변되는 보스턴, 뉴욕 등의 북부미국. 그리고 버지니아, 아틀란타, 멤피스 등의 남부미국.
마지막으로 아리조나 캘리포니아 멀리 유타까지 대변되는 서부 미국이다.
이 북부미국, 남부미국, 서부미국은 문화권적으로 확연히 나누어지는 독특한 문화지도를 이루고 있는데...
먼저 북부미국은 순수한 청교도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지역으로 자유민으로 대표되는 평민공화국의 형태로 출발하였다.
영국의 이주민들이 아메리카로 몰려와 정착할 무렵, 이미 캐나다의 프랑스인들은 캐나다에 거점을 확보하고 남진을 시작했는데.
라 살, 상폴리옹 등의 탐험과 개척으로 중부 미시시피 유역은 급속히 프렌치화되고 있었다.
미시시피 유역과 동부의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 눌려 정착지를 못 찾던 영국인들은 동부의 협소한 해안가에 자리를 잡았는데.
여기서 북부지역에 정착한 자들은 공화파, 남부 지역에 이주한 자들은 왕당파가 많았고 이것이 같은 영국 이주민이지만 확연히 다른 문화권을 지니게 된 원인이다.
흔히 19세기 중반의 남북내전을 공업화된 북부와 농업위주의 남부로 발발한 경제갈등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북부와 남부의 문화차이도 크게 한 원인을 제공한다.
지금도 미국은 남부와 북부의 문화가 매우 이질적이다.
19세기에는 남부지역은 귀족적 기풍이 흐르고 영국왕을 비호했으며 영국의 귀족문화가 고스란히 이식되어 아메리카속의 유럽이나 다름없었다.
반면에 북부는 급속히 공화정으로 기울어서, 도시 부르조아들이 정치계를 장악함으로서 농장에 기반한 토지창출이익보다는 공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소규모 자영업에 의존하는 사회로 변모해갔다.
반면 서부는 매우 스페인적이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서부극의 챙 넓은 모자와 털 달린 망토, 기마 목축 문화와 박차가 달린 장화...
이런 것들은 모두 스페인계의 유산이다.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할 당시에 멕시코의 영토는 미국 서부 전역을 포함하고 있었다.
지금 미국 서부의 도시 이름이 거의 스페인어계에 어원을 두고 있고, 멀리 시애틀까지도 멕시코 문화 권역에 속했던 증거가 발견되고 있다.
가장 먼저 서부를 탐험했던 자들은 멕시코에 도착했던 스페인 정복자들인데... 그들은 캘리포니아를 개척하고 샌프란시스코를 건립했다.
텍사스도 영화 알라모 요새가 보여주듯 원래 스페인의 영토였으나, 서부로 몰려든 황금 주의자들... 골드러쉬에 눈먼 동부의 사기꾼, 총잡이, 도망자들, 부랑자들...
그런 자들이 불법으로 점유하기 시작했고, 이로서 멕시코 정부의 소탕이 벌어졌다.
서부 전역은 멕시코 스페인의 문화권역이다.
이는 지금도 미국내에서 뚜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세 개의 문화중에 가장 확연히 미국 동부와 서부를 가르는 국경선이 되어있으며.
스페인 문화권의 서부가 20세기 후반부터 서서히 침투하는 양키들의 햄버거 문화에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