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네 멤버가 현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 이유로 카라의 매출과 그들이 받은 액수의 차이때문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가요계 음반매출이 드러난 액수와 달리 허상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19일 박규리를 제외한 걸그룹 카라의 한승연 정니콜 구하라 강지영이 현 소속사인 DSP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법률대리인을 통한 이들 4인의 주장은 인격모독과 멤버들과 상의되지 않은 무단 계약 등 불공정 계약 내용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번 사태로까지 발전된 계기는 카라의 지난해 일본 내 매출인 180억과 그들이 지난 해 12월 지급받은 300만원이라는 액수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본의 언론들은 지난해 카라가 일본에서 올린 매출액이 약 180억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DSP 측이 카라 멤버들에게 지급한 금액은 멤버 1인당 300만 원가량이다.
이에 '돈 문제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TV리포트 취재결과, 이 300만원은 CF나 공연 방송출연료 음반 판매 정산액이 아닌 일본의 편의점 체인 패밀리마트 이벤트(초상권 제공) 개런티 300만엔에 대한 배분금이다. 음원 및 음반 판매 매출액에 대한 정산금은 일부 멤버 측의 불만이 제기되자 상향 조정하기로 하고 논의하는 과정중인 탓에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음반수익에 대해 정산이 이뤄졌다 해도 카라가 지난해 일본에서 오리콘차트 상위권을 점령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탓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4인의 입장에서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요관계자들은 음반수익은 허상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국내 최고의 아이돌그룹이 소속된 한 기획사의 관계자는 TV리포트에 "대형기획사의 경우 소속된 모든 가수들의 한 해 음반음원 순수익이 20억 원 안팎이다"며 "그 외 기획사들은 순수익에서 제작비와 진행비가 딱 떨어지면 다행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음반음원판매 차트에 장기간 랭크됐던 그룹이 소속된 기획사의 관계자 역시 "음반과 음원이 생각보다도 더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제작비가 많이 든 데다 무대연출 의상 등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직원들 월급과 운영비 정도가 충당하는 게 고작이다"고 말했다.
일본에서의 음반음원 매출은 국내와 달리 현지 유통사가 가져가는 부분이 현격히 크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음원·음반 판매 외 나머지 다른 부분에 대한 수익배분율은 이보다 훨씬 크며 정상적으로 지급 혹은 지급 예정이다. 다만 정산 금액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보다 적을 수밖에 없는 것.
관계자에 따르면 수익 배분율은 유통사가 84%, 일본 유니버셜시그마가 8%, DSP미디어가 8%로 분배된다. 이 가운데 프로모션 비용과 저작권료, 운영 비용 등을 제외한 음악 실연자 카라 멤버들에게 지급되는 비율은 1%에 불과하다. 카라 이외에도 일본에 진출한 대부분의 한국 가수들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여 년간 여러 아이돌그룹을 담당해 온 한 가요관계자는 "기사에 매출이 얼마라고 뜨면 수익구조를 모르는 가수 측에선 자신이 받은 돈과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불만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뒤늦게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안타까워했다.
정병근 기자 oodless@tvreport.co.kr
추천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