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피임약은 여성의 몸 안에서 생리와 임신을 가능케 하는 두가지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양을 조절해줌으로써 배란을 억제해 임신을 막는 방법이다.
한국모자보건학회가 2009년 발표한 ‘피임법 선택의 인식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800명의 가임기 여성 중 75%가 현재 피임을 하고 있었으며
이들 중 41%는 과거에 피임법을 변경한 경험이 있었고
특정 피임법의 평균 활동 기간은 2.1년으로 6개월 이내에 피임법을 가장 많이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임법의 변경은 ‘피임효과를 확신할 수 없어서(41%)’, ‘성관계시 배우자(20%) 및 나의 성감을 떨어뜨려서(14%)’,
‘피임법이 번거로워서(15%)’등을 이유로 꼽았다.
각 피임법에 대한 기본 지식 수준 평가시 각 항목 오답 비율은 콘돔(33%), 정관수술(36%), 난관수술(65%),
자궁내 장치(45%), 먹는 피임약(44%)이었으며 상대적으로 여성 피임법에 오히려 더 무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대다수 국내 여성들에서 전문가와의 피임 상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으며 피임법에 대한 기본 지식 부족으로 전문적인 피임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먹는 피임약의 경우 복용시 피부트러블,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과 관련된 오해가 존재해
많은 가임기 여성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피임법 선택 조사에서 콘돔, 자궁 내 장치, 난관수술, 먹는 피임약, 주기법, 정관수술 등의
빈도순으로 나타나 외국에 비해 먹는 피임약의 사용이 드문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먹는 피임약에 대한 부작용은 대다수 오해인 경우가 많다.
먼저 체중이 증가한다는 오해가 존재하는데 사실 과거 피임약은
호르몬 함량이 높고 체내 수분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실제로 체중 증가현상이 있었으나
최근 피임약은 아주 소량의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체중 변화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피임약의 황체 호르몬 성분 중 ‘드로스피레논’이라는 성분이 포함된 피임약은 수분 저류를 방지함으로써
체중증가와 부종을 유발하지 않는다.
이어 먹는 피임약을 장기 복용할 시 불임이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피임약은 복용을 멈추면 임신이 가능한 상태로 즉시 돌아간다.
피임약을 일정기간 복용하게 되면 난소의 호르몬 분비가 규칙적으로 유도돼
오히려 임신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피부트러블을 유발한다는 오해도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에 나오는 피임약은 호르몬 함량이 적어서 피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특히 일부에서는 항남성호르몬효과를 가진 성분이 포함돼 피부 개선의 효과와 더불어 여드름, 피지,
다모성 피부의 증상을 완화하기까지도 한다.
피임약은 피임 목적 이외에 월경 과다, 기능성 자궁출혈, 배란통, 생리통, 월경전증후군 등의 치료에 유용하며
난소암 발생을 줄이는 등 산부인과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부산대병원 산부인과 손정빈 교수는
“먹는 피임약은 특별한 건강상 문제가 없는 여성에게 있어 안전하게 선택할 수 있는 피임법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피임약의 선택이나 복용은 혼자 결정하기보다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정빈 교수는 “혈전증, 간기능 장애, 35세 이상의 흡연자, 수유부,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의 과거력 등을
가진 여성에게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인데
피임의 목적이나 기간, 개개인의 신체적인 상황에 따라 적절하고 안전한 피임법의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