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안소희가 마음에 들어요?
-만족하진 않아요 이게 끝이 아니니까
더 뭐가 있는데요?
-지금은 모르죠 하기에 따라 다르니까
인기가 많으면 안티팬도 많은 법인데, 안티팬들 때문에 상처 받은 적이 있나요.
-사실이 아닌 이야기는 그냥 웃어넘겨요. 일일이 신경 쓰면 그게 더 힘들어요.
그리고 멤버들의 실수를 꼬집는 글이 올라오면 그걸 가지고 우리끼리 장난 삼아 서로 놀리면서 풀어버리니까
크게 상처 받은 적은 없어요. 또한 그걸 보며 나태해진 자신들을 추스르게 돼요.
사실 안티팬들이 비난을 한다는 건 그만큼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거잖아요.
관심이 없고 안 보면 그런 이야기를 하지도 않겠죠. 고맙게 생각해요.
어떤 땐 안티팬이 올린 글을 읽고 ‘아, 내게 저런 면이 있었구나’ 깨닫고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도 해요.
너무 먼 미래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어떤 가수이고 싶은가?
그냥 커가는 가수였으면 좋겠다. 조금씩 발전하고 늘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아 이런 면도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그런 가수이고 싶다.
-내가 노래를 정말 잘하고 춤을 잘 추는 가수는 아니다. 못한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원더걸스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동안 한국에서는 아이돌 그룹이 계속 생겨나고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 어떻게 생각했는가?
-미국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편하게 활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돈도 더 많이 벌었을 테고.
하지만 다시 선택의 순간이 온다고 해도 미국 진출을 택할 것이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다행히도 지금까지 낸 앨범들이 잘 된 편이어서 좀 더 넓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소희 씨의 마음을 움직인 어떤 말이나 글이 있다면요?
-제가 얼마 전에 본 문구가 있는데요.'청춘은 방황할 수 있는 특권'이래요. 그 말이 좋았아요
지금 방황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음...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사실 제가 어릴 때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좀 어리광을 부려도 되는 것도 그렇게 하지 않고 너무 깊이 생각할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이 들면 그땐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할 것 같더라고요.
요즘은 좋으면 좋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표현을 많이 하려고 해요.
예전에는 바쁘기도 했지만 저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놓았던것 같아요.
어린게 좋아요, 아니면 좀 더 성숙한 여자가 되고 싶어요?
-빨리 성숙해지고 싶은 마음 별로 없어요. 어릴 때 어른인 척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거 어색하잖아요.
저는 나중에 제 모습을 봤을 때 그게 웃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무릎팍 도사에 나왔을 때는 많이 지쳐 보였고,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 찬반론도 있었다.
-지쳐 보였을 것이다. 당연하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으니까. 하지만 얻은 게 정말 많다.
만약 미국에 가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편하게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활동할 수 있었겠지만 그랬다면 발전이 없었을 것 같다.
멤버들 간의 우애도 깊어지고 실력도 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예전에는 많이 미흡했는데 아주 조금 성장했다고 느낀다.
어른도 똑같다. 누구나 살면서 힘든 일을 겪는다.
하지만 스타는 대중에게 언제나 지루할 정도로 한 가지 모습만 보여준다. 그런 모습이 지겹다는 생각 안 해봤나?
-요즘 들어 깨달았다. 이젠 투정도 부리고 그런다. 하지만 분명 책임감은 있어야 한다.
자신의 행동을 책임질 수 있다면 그게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연예인이라서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은 뭐예요?
- 좋은 건, 제가 열심히만 하면 다른 사람에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저를 보고, 원더걸스를 보고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좋아요.요즘 꿈에 대한 것, 가수와 연기자가 되는 법 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요.
우리에게 조언을 구하려는 사람이 많은 걸 보고 '아, 내가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느꼈어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건 흔치 않으니까요. 근데 한편으로는 바로 그 점 때문에 부담이 되고 신경도 많이 쓰여요.
저의 사소한 행동 하나로 말이 와전되기도 하니까 조심해야죠. 그게 조금은 불편해요.
어떤 남자 친구를 만나고 싶은가? 특별한 이상형이 있나?
-정확한 사람이 좋다. 일에 있어서도 연애하는 데 있어서도 맺고 끊는 것이 정확한 사람. 만남도, 헤어짐도 흐지부지한 건 싫다.
어떤 결혼생활을 하고 싶은가?
-젊은 엄마가 되고 싶다. 친구 같은 엄마. 우리 엄마가 그렇다.
만년 소녀 같고, 부모님이 어려워서 고민을 말하지 못하는 그런 가정보다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친구 같은 가정을 꾸리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과 특별했던 선물은 뭐였나요?
-19살 되던 해의 생일이 가장 기억에 남고 특별했던 선물은 가족들이 끓여주는 미역국 같아요.
몇 살이 돼 먹어도 생일날 끓여주는 미역국이 제일 맛있고 큰 선물인 것 같아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혼자 간직한 꿈이 있다면 뭐예요? 사소한 것도 좋고 거창한 것도 좋아요.
- 사진집을 내보고 싶어요. 지금은 아니고요. 서른 살 전에요. 좋을 것 같아요.
지금 그렇게 현재를 누리면서 살고 있나요?
-네. 다는 못하지만요. 처음에 얘기하신 ‘귀여운 이미지’말이에요.
더 나이 들면 귀엽고 싶어도 그런 이미지 가질 수 없는 거 잖아요.
어떻게 보면 자꾸 그런 얘기 듣는 게 싫을 수도 있지만, 저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싶어요.
나중에 가서야 ‘아, 그때 그거 해볼 걸’ 하지 않도록.
개인적인 목표는 뭐예요? 야망 있어요? 대개 시큰둥해 보이는데, 속 기분은 어떤지 알 수 없어 보이는 인물이잖아요.
-야망이라는 말보다는요,
저는 일적으로든, 남자 만나는 것에 있어서든, 아니면 그냥 제 자신으로서든, 나중에 저를 돌아봤을 때
오그라들고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할 일을 안하고 싶어요. 그런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어요. 옷도 그렇잖아요.
이 나이에만 입을 수 있는 옷이 있는데, 더 커서 입어도 되는 옷을 지금 굳이 입으면 웃기잖아요.
주변의 그런 시선들에 신경 안 쓰는 줄 알았어요.
- 저는 크게 신경 안 쓰는데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하니까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면 조심해야 하는구나 생각이 들죠.
누가 만약 "소희 씨는 어떤 사람이에요?"라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것 같아요?
- 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데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게 없어요.
어떤 특정한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소희였으면 좋겠어요.
하얀색은 다르게 생각하면 때도 잘 묻고 더러워 지기도 쉽잖아
-아,그렇죠.근데 하얀색은 무엇을 섞으면 똥색이 되진 않잖아요..
검은색과 회색은 다른색을 입히면 예쁘지 않은 색이 되는데 흰색은 무슨 색을 섞어도 파스텔 색처럼 예쁜 색이 되니까.
그리고 흰색은 무언가 딱 하나로 표현하기 어려운 색이지 않나요? 그냥 하얗다고 표현해도 퓨어한 하얀색도 있고
그런지한 하얀색도 있고 텁텁한 느낌의 하얀색도 있고, 보통 노란색 하면 밝고 귀여운 색깔이 생각나잖아요.
다른 색은 이미지가 하나인데 하얀색은 하나가 아니라는 뜻이니?
-네 규정짓기 힘든 색이죠. 저도 그런사람이 되고싶어요
라이벌로 생각하는 연예인이나 그룹이 있나요.
-우리는 어느 그룹, 어느 사람을 라이벌로 생각한 적이 없어요.
누구를 이기려고 할 게 아니라 우리가 제일 잘하면 되는 거니까요.
소희 씨 연기 또 안 하나요? 후배인 미쓰에이 수지는 연기 데뷔 후 대박 행진을 하고 있잖아요. 수지 씨 보면 기분이 어때요?
-연기에 관심도 많고 좋은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어요. 수지 양이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정말 귀엽고 예뻐요.
원더걸스로서의 모습을 다 보여드리면 그 후에 다양하게 도전하고 싶어요.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이 잘 모르면 좋겠어요?
- 네. 사람들이 저를 어떤 특정한 사람으로 알면 제가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라고 생각할 거잖아요.
근데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면 어떤 행동을 했을때 '어. 저래? 저런가?'하고 궁금해하지 않을까요?
그러게요, 그때 비하면 정말 성숙해졌어요. 데뷔 후에도 어리게만 보이더니 부쩍 어른스러워졌고요. 안 그래요?
-글쎄,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어른스럽다는 건 과연 무슨 말일까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소희씨가 영향을 받고 동경하는 여자들은 또 누가 있을까요?
-저희 엄마요. 저희 엄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직도 되게 여리고 소녀 같아요.
그럼 지금의 소희 씨는 엄마로부터 받은 영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나요?
- 네. 주위에서도 엄마랑 많이 닮았대요. 엄마도 낯을 많이 가리세요.
되게 여리고 소녀 같은데 무척 강해요. 어떻게 보면 독한 면도 있고요. 그런 게 닮은 것 같아요.
큰 시장도 경험하면서 오히려 휴식까지 겸했다니 아주 탁월한 시간이었겠네요.
-일반 친구들을 보면요, 저보다 학창시절에 대한 추억은 많겠지만 다른 기억은 없을 것 같아요.
친구,공부,그걸로 끝. 하지만 저는 할 얘기가 많거든요.
난 이 나라에도 가봤고 저 나라에도 가봤어, 누굴 만났고 뭘 배웠어, 난 이것도 먹어봤어, 저것도 실제로 봤어...
오히려 가진 게 더 많아요. 저에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MY WONDER GIRLS
-만약 혼자 미국에 갔고 혼자 활동을 했다면 다 해내지 못하고 감당하지 못할 일이 많았을 거예요.
다섯 명과 함께 하는 그룹이어서 고맙고 큰 힘이 돼요.
원더걸스 말고, 소희는 어땠나? 외롭지 않았나?
-외롭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멤버들이 곁에 있어 의지할 수 있었다.
지금의 원더걸스는 소희 씨가 보기에 객관적으로 어때요?
- 이제 원더걸스 되어가는 것 같아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전에도 원더걸스였는데.
-그전엔 사실 잘 몰랐었거든요. 예전엔 그냥 여자 다섯 명 걸 그룹이었다면 이제는 진정한 원더걸스 같아요.
다섯 명이 다 함께, 그리고 개개인으로도 원더걸스로 굳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에요?
-부모님이 나이 든게 보이거나, 부모님이 귀엽게 느껴질 때요.
그리고 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될 때요.
조바심 나지 않았나?
-다른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고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가 다시는 한국 무대에 설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다행히 반응이 좋다. 어디서든 열심히 한다면 팬들도 우릴 잊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밤이 깊었으니 이제 인터뷰를 끝낼까요? 오늘 집에 가는 길에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아요?
- '아.끝났네'.'끝났다!'이건 아니고요, '끝났네...'요.
소희의데뷔 후 6년 동안의 인터뷰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