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아픔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매를 맞아서 생긴 아픔이 아니었다 병원에서
유리조각에 찔린 곳을 바늘로 꿰맬때의 느낌도 아니였다.
아픔이란 가슴 전체가 모두 아린, 그런것이 었다. 아무에게도 비밀을 말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죽어야 하는 그런 것이었다.
팔과 머리의 기운을 앗아 가고, 베개 위에서 고개를 돌리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지게 하는 그런 것이었다.
"권총으로 빵 쏴서 죽이는 그런게 아니에요
마음에서죽이는거예요 사랑하기를 그만두면 그사람은 죽어요"
"제제, 우리가 기다리는 게 뭔데?"
"하늘에 아주 예쁜 구름이 하나 지나가는 것."
"뭘 하게?"
"내 작은 새를 풀어 주려고."
"그래. 풀어 줘. 더 이상 새는 필요 없어."
우리는 하늘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거 어떨까, 밍기뉴?"
잎사귀 모양의 크고 잘생긴 흰 구름 하나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 저거야, 밍기뉴"
나는 가슴이 뭉클해져 벌떡 일어나 셔츠를 열었다.
내 메마른 가슴에서 새가 떠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작은 새야 훨훨 날아라. 높이 날아가. 계속 올라가 하느님 손끝에 앉아.
하느님께서 널 다른 애한테 보내 주실 거야. 그러면 너는 내게 그랬듯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겠지. 잘 가. 내 예쁜 작은 새야!"
왠지 가슴이 허전해진 것 같았다. 그런 기분은 영 가시지 않았다.
"제제, 저것 봐. 새가 구름 가에 앉았어."
"나도 봤어."
나는 머리를 밍기뉴 가슴에 기대고 멀리 사라져 가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저 작은 새랑은 한번도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