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을 읽다가, 원룸에서 자취하는 여자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의 글이 참 많다는걸
알았네요.. 저도 그 글들을 읽으면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글도 범죄유형의 하나로 생각하시고, 조심하시라고 적어봅니다.
참고로 글이 많이 길어요..
저를 설명드릴께요..
저는 똥겁이 엄청 많습니다. 절대 모르는 사람한테는 문 안열어 줍니다.
또 건물끼리 붙어있어 바람도 안들어오지만 여름에도 절대 문 안열고 살아요,
환기할때는 잠금장치를 설치해, 사람이 들어올때 조금 불편한 자세가 되는정도의
넓이만큼만 창문을 열고, 또 창문쪽에 행거조립하다 남은 쇠방망이를 놓고,
창문을 계속 확인하면서 환기합니다. 문 활짝 열어본건 몇년 전인 것 같네요..ㅋ
원룸 자취하기 전까지 시골에서 7층 아파트 살았지만, 옥상에서 내려오는 도둑들
있다기에 7층에서도 절대 문 안열어놓고 살았을 정도로 의심도 많고 겁도 많습니다.
또 문과 창문에다가 경보기를 설치해 문이열리면 삑삑 소리나게 해놓았고요..
퇴근할땐 문을 열때 뒤에서 누가 지켜보다 문 여는순간 남자가 여자와 함께 집으로
밀고 들어간다고해서 전 얼굴은 뒤쪽이나 윗계단을 보면서 손감각으로 문을 따요;;
좀 요란스러운 전 그런 사람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갈께요..
저는 친언니와 둘이 자취를 합니다. 언니는 주말마다 일이 있어,
시골에 내려가고 저는 혼자 원룸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요..
어느 주말.. 저녁 6시가 넘었을 겁니다.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찾아올 사람이 전혀 없기 때문에 초인종이 울리면
저는 거의 무시합니다. 왜냐면 어느 곳 교육생이다. 지나가다 목이마르니 물을
달라 하면서 문을 열어달라는 사람들과 실랑이하기 싫어서 그냥 무시합니다.
하지만 초인종이 계속 울리고, 문을 두드리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누구세요?" 했습니다.
그랬더니 "옆집사람인데요.. 택시타고 오다가 가방을 두고 내리는 바람에
열쇠,핸드폰도 없고, 지갑도 없어서요.. 택시회사에 전화했더니 가지러 오라고하는데
택시비가 없으니 돈을 좀 꿔주시면 꼭 갚을께요"라고 하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전"혼자있어 문 못열어드립니다. 죄송해요.. 3층에 올라가보세요."했습니다.
(주인아저씨가 3층에 살고계시거든요.)
남자는 "주인아저씨한테 전화했더니 안받으세요. 돈 좀 빌려주세요,,
문 좀 열어주세요.." 라고 하더군요..
전 쉽게 문을 여는 타입이 아닌지라,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맘에 1분정도 가만히 문앞에서 서 있었습니다.
그때도 그 남자는 문을 두드리고, 벨을 계속 눌렀습니다. 다급해 보였어요..
전"잠시만요"라고 말을하고 주인아저씨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저씨께서 전화를 안받으시더라구요.. 속으로 '아, 전화안받으시는구나'
'우리 원룸사람 맞나??'하면서, 지갑을 가방속에서 꺼내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계속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전 계속 잠시만요를 외쳤구요..
그러면서 계속 문을 열어달라고 말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할 시간을 안줬던 것같아요..
"문 좀 열어주세요"를 계속 반복하는 남자에게 조금 이상한 기운을 느꼈지만,
다급해서 그런가보다라고 여겼습니다.
'옆집남자가 아니면, 뭐 돈 뜯어내는 신종 수법인가?
그냥 오천원 줘서 보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지갑을 열어 오천원을 손에 들고,
문을 열러 현관으로 갔습니다. '에잇 오천원 버렸다고 생각하쟈..'
거짓말 전혀 없이, 문고리 잡았습니다. 잠겨있는 3개중 하나를 잡고 돌리려는데,
그때 핸드폰 벨이 울리더라구요,
주인아저씨였습니다.
"주인아저씨인데요, 전화하셨었네요."
"네, 000호 남자분이 택시에 가방을 두고 내리셨다고 돈을 빌려달라고 하시네요.
주인아저씨께 전화드렸다는데 전화도 안받으신다고..."
"네? 전화요? 전화 안왔는데요? "
"네???? 아저씨 그럼 빨리 내려와주세요, 남자가 계속 문열어달래요..ㅠ"
주인아저씨가 제 목소리에 놀라셨는지 3층에서 막 뛰어내려오셨습니다.
3층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나니 그 남자는 정말 후다닥 도망쳤습니다.
아저씨 목소리를 알고 있기에 문을 열고 자초지정을 설명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저씨께서도 놀라시면서, 절대 모르는 사람한테 문 열지 마시라고..
많이 놀랐겠다면서 올라가셨어요.. 그리고 참고로 **1호는 여자분 사신다면서,,,
혼자 놀래서 방 안에 앉아서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이상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었습니다.
저희집이 **2호 라면 **1호에는 여자분이 살고있습니다. 서로 얼굴도 봤습니다.
가끔 마주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저 남자가 **1호라고 했을때 그걸 눈치 못챘을까요..
그리고 지갑,가방,핸드폰이 모두 없다면서, 어떻게 주인아저씨게 전화번호를
외워서 전화했을까요? (주인집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또 택시에서 내릴때 지갑은 가방에 있었을텐데, 택시비는 어떻게 지불했을까요,
정말 앞뒤가 맞는 말이 하나도 없지만, 그 당시에는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계속 눌러대는 초인종, 그리고 계속 문을 두드리고 문열어달라는 소리에,
정신을 잠깐 놓았던 것 같습니다.
안전이라면 과할정도로 민감하게 굴었던 제가 문고리까지 잡았으니 말입니다.
문을 열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제가 이자리에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었을까요..?
그 후 주인아저씨께서는 현관쪽에 CCTV를 3대 장착해 주셨습니다..
2대는 현관문앞과 실외를 촬영하고, 한대는 현관입구에 얼굴을 정면으로
쏘아보는(?) 위치에 달아주셨어요.. 그래서 요즘은 조금 안심하고 살고있어요..
글이 많이 길지만,
범죄자들은 우리들보다 항상 모든걸 앞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 남자분께서 다른곳에서 또 다른 범죄를 계획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또 여자만 사는 원룸을 범행대상으로 삼는 범죄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정말 조심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