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한 달간은 2014년 한해 우리 음악시장을 마감하는 의미에서 매주 부문별 결산 칼럼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그 첫 순서로 올해 그 어느 부문보다 경쟁이 치열했던 국내 걸그룹 시장 대한 결산 데이터를 공개하고자 합니다.
*본 결산은 2014년 1월 1일부터 12월 둘째주까지의 가온지수(매출) 데이터와 동기간의 음반 판매량 데이터를 활용하여 집계함. (유닛 및 솔로 활동 매출 포함, 타 팀 가수와의 콜라보 및 OST 매출 제외)
위 그래프는 국내 주요 걸그룹의 음원 매출 성적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인데, 2NE1의 음원 매출 성적이 타 걸그룹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올 초에 발표한 ‘CRUSH’ 앨범 수록곡 중 ‘Come Back Home’이 발매와 동시에 2주 연속 주간 1위를 차지했고, 3월 월간 1위를 차지하면서 크게 히트 했기 때문이다.
씨스타는 2위를 차지했는데, 올해 씨스타는 팀 활동에 의한 매출보다 ‘썸’과 같은 소유와 동료 가수들과의 콜라보레이션에 의한 매출 비중이 더 많았다. 소유와 동료 가수들과의 콜라보 매출을 100으로 볼 때 씨스타 팀에 의한 매출은 86에 그쳤다.
에이핑크는 올 1분기에 발표한 ‘Mr. Chu’와 4분기에 발표한 ‘LUV’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3위에 올랐고, 걸스데이 역시 1분기에 발표한 ‘Something’과 3분기에 발표한 ‘Darling’으로 4위를 차지했다.
1분기에 ‘짧은치마’ 2분기에 '단발머리', 4분기에 ‘사뿐사뿐’을 발표하며 다른 걸그룹에 비해 발표 곡수가 많았던 AOA가 5위를 차지했고, 1분기에 완전체로 ‘Mr. Mr’를 3분기에는 태티서 유닛으로 ‘Holler’를 발표한 소녀시대는 6위를 차지했다.
전반적으로 1위부터 6위까지 비교적 음원 매출이 높은 걸그룹과 그렇지 않은 걸그룹 간에 구분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위 그래프는 국내 주요 걸그룹의 음반 매출 성적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인데, 소녀시대의 음반 판매량이 음원 매출 부문의 2NE1처럼 거의 독보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녀시대가 ‘Mr.Mr’와 ‘Holler’ 앨범을 추축으로 올해 28만 9천 여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며 다른 걸그룹과 상당한 격차를 벌렸기 때문에 가능 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에이핑크는 앨범명에 공통적으로 ‘Pink’라는 단어가 들어간 ‘Pink Blossom’과 ‘Pink LUV’를 중심으로 15만 5천여장의 음반 판매량을 보이며 걸그룹 음반 판매량 2위 자리에 올랐다. 에프엑스는 음원 성적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음반 판매량은 10만 7천 여장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이와는 반대로 2NE1은 압도적인 음원 성적과는 달리 7만 7천 여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4위에 랭크되었다. 걸스데이와 AOA는 각각 4만 9천 여장, 4만 7천 여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며 5위와 6위에 올랐다.
음반 판매량은 각 걸그룹의 실제 활동 중인 액티브한 팬덤의 수를 추정하는 근거로 자주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위 그래프의 순위는 각 걸그룹의 팬덤의 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위 그래프는 음원과 음반 매출을 50:50의 비율로 합산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합산 방식은 필자가 모 지상파 방송국의 음원 순위 프로그램에 제안해 현재 사용 중인 방식을 차용 함, 예: 각 음원과 음반 부문의 1위 걸그룹에게 최고 점수인 50점을 부여하고 1위와의 매출 격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적은 점수를 받는 방식으로 계산됨)
음원과 음반 매출을 합산한 결과 1위는 소녀시대(75.4점)가 차지했다. 앞서 리뷰 했듯이 음원 매출 부문에서는 6위에 그쳤지만 음반 판매량 부문에서 압도적 1위에 오르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와는 반대로 음반 판매량 부문에서는 4위에 머물렀지만 음원 매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2NE1(63.4점)이 전체 2위에 올랐다.
다음 3위는 에이핑크인데, 2014년 음원과 음반 두 부문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걸그룹이 바로 에이핑크라 할 수 있겠다. 에이핑크는 올 초 스포츠 조선이 공개한 2014 걸그룹 서열에서도 두 계단을 뛰어오르며 단숨에 맨위에서 세 번째인 사교계 레벨까지 진입한 바 있다.
에이핑크의 종합 점수는 57.6점인데 세부적으로 보면 음원 30.8점, 음반 26.8점으로 타 걸그룹에 비해 음원과 음반의 매출 밸런스가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총점 75.4점을 기록한 소녀시대의 음원과 음반의 매출 점수는 각각 음원 25.4점, 음반 50점이고, 총점 63.4점을 기록한 2NE1은 음원 50점, 음반 13.4점이다.
이러한 결과는 에이핑크가 내세운 90년대 풍의 노래와 청순 컨셉이 올해 제대로 음악시장에 먹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최근 차세대 걸그룹 서열과 관련해 에이핑크와 AOA를 비교하는 내용의 글들이 많은데, 음원 부문에서는 두 걸그룹이 큰 차이가 없지만 음반부문에서는 AOA의 판매량이 에이핑크의 판매량에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매출 데이터로만 보면 에이핑크가 AOA보다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위 그래프를 보면 매출의 규모 면에서 자연스럽게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2그룹에 있는 걸스데이, 씨스타, AOA의 공통점은 음원 매출에 비해 음반 판매량이 상당히 낮다는 것이다. 이는 각 걸그룹의 팬덤 수와 충성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세 걸그룹이 보유한 팬덤의 충성도(음반판매량/팬카페회원수(다음)*100)를 측정해 보면 걸스데이 74%, 씨스타 81%, AOA 199%로 나타나, 1그룹 진입을 위해서는 AOA는 팬덤의 충성도 보다는 그 절대적인 수를 늘릴 필요가 있고, 걸스데이는 좀 더 팬덤의 충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으며, 씨스타는 팬덤의 수와 충성도 모두를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 2014년 음원과 음반의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걸그룹의 종합순위를 알아보았는데, 이들 중 2015년을 이끌어갈 가장 유망한 걸그룹을 한 팀만 꼽자면 음원과 음반의 매출 구조가 타 걸그룹에 비해 견고한 에이핑크를 꼽을 수 있겠다. 다만, 에이핑크가 향후 차세대 걸그룹 계의 지존이 되려면 90년대풍의 음악과 청순 컨셉의 테두리 안에 갇혀 있다는 인식을 극복하는 것이 앞으로 이들의 최대 숙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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