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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즘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조언을 듣고싶어 글을 씁니다.
여동생, 친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길지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21살이지만 재수해서 지금 14학번입니다.
재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지만
저도 여느 아이들처럼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고 강의실 옮겨다니며 수업듣고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막상 학교 다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아서 흡족하지는 않지만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쁨도 잠시.. 요즘에 너무 우울하네요.
3월 초에 판에 '대학 아싸, 자퇴하고 싶어요'이런 글이 올라오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개강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아싸라고 하나.. 싶었어요.
아직 서로 어색할 때고 서로 알아가는 단계일 때니까요.
그래서 초반에는 기죽지 않았습니다.
저는 개강했을 때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고,
그래서 친구를 사귀기 위해 모임에도 빠지지 않으려 했습니다.
개강 3일째에 신입생 환영회가 있었어요.
거기에서 이미 좀 친해져있는 무리에 가서 먼저 말도 걸어보고 서로 번호도 교환하고.. 했어요.
근데 신입생환영회 이후로 그 친구들 볼일이 없더라고요..
시간표도 다 다르고 전공시간에나 몇명 볼 수 있는 정도..
신입생 환영회가 있은지 2주 후에 엠티를 갔어요.
근데 서로 굉장히 친해있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저희 과 단톡방이 있었어요.(전 몰랐는데ㅠ)
개강 전부터 수시합격한 친구들끼리 미리 만나기도 하고 그랬었나봐요..
개강 후에는 단톡방에 있는 애들끼리 공강시간에 만나서 밥먹고
심지어 주말에 만나서 밥먹고 영화보고 술마시고....
그래서 엠티가서도 아이들과 친해지기 어려웠어요ㅠ
그래도 친해지려고 먼저 말 걸어보고 해서 몇몇 아이들과 대화를 나눴지만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 었어요.
그리고 역시 그후로 얼굴볼일이 거의 없었어요.
(우리 만나서 밥먹을래?할 그런 사이도 아니라서 할 수 없었고요..ㅠ)
과대에게 단톡 초대해달라고 해서 뒤늦게 초대가 됐지만
이미 서로 너무 친해져있고 드립치고 웃고 하는데
얘네들은 제 얼굴도 잘 모를텐데 제가 낄 틈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친해지려고 노력했어요.
과 술자리있다길래 가서 술게임도 좀 하고 애들이랑 몇마디 나누고..
어떻게서든 얼굴 도장이라도 한 번 찍고, 말한마디라도 해보려 했어요.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저번주에 전공수업 끝나고 동갑친구가 밥먹으러 간대서
별로 안친하지만 용기내서 나도 같이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같이 밥먹으러 갔어요. 그래서 저랑 그 친구(A)랑 밥먹으러 가는데
원래 다른 어떤 친구(B)도 같이 밥먹기로 했던건가봐요.
그래서 A가 식당가는 길에 B한테 전화해서 어디냐고
ㅇㅇ이도 밥 같이 먹기로 했다고 그러니까 저랑 먹으면 어색해서 안온다고 하더라고요..<1차어택>
괜히 내가 눈치없이 낀건가.. 이런 생각이 들고 좀 서운하더라고요.
그래서 둘이 식당가서 밥먹는데 좀 많이 어색했어요.. 안친하니까 할얘기도 많지 않았고...
얘기 좀 하다 정적흐르다 얘기하다.. 이런 식이었어요.
무튼 학교 돌아오는 길에 주말에 동기들끼리 뮤지컬 보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좀 충격이었어요. 단톡방에 그런 얘기 없었거든요.
친한 애들끼리 따로 단톡방을 만든 것 같아요.<2차어택>
(여기서 제가 진짜 낄자리가 없다는걸 느꼈죠)
그리고 둘이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 A에게 전화가 왔어요.
학교 근처 자취하는 친구 집에 애들 모여있으니까 오라는 내용이었어요.
근데 이 친구가 ㅇㅇ이도 같이 있다고 하니까 혼자만 오라고 하더라고요..<3차어택>
그래서 이 친구가 미안하다고, 너 혼자 가야겠다고 그러더라고요..
저 진짜 길바닥에서 울뻔했어요. 어찌나 서럽던지..
개강한지 3주밖에 안됐을 때인데 애들이 정말 너무너무 친해요.
겉친한게 아니라 정말 무슨 10년지기 같은 느낌...
친해지려고 노력하다가 저날 3차어택을 받고
친해질 애들은 언젠가는 어떻게해서든 친해지겠지 생각하면서 이대로 지내기로 마음먹었어요.
근데 마음은 저렇게 먹어도 단톡방에서 서로 장난치고
같이 찍은 사진 올리고 그런거 보면 소외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이제 친해지기는 좀 힘든 것 같죠?ㅠㅠ
저한테 해주실말 있으신가요?
(참고로 카톡하는 정도의 사이는 2명있습니다.
근데 시간표가 안겹쳐서 밥 혼자 먹거나 빵이나 우유로 때우거나 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소연하고싶었어요.
http://pann.nate.com/talk/322069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