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팬 여러분이에요."
아이돌이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하는 이야기는 늘 뻔하다. 이유는 딱 하나. 아이돌이기 때문. 팬들의 반응도 살펴야하고, 소속사의 지침서 때문에 항상 '모범 답안' 대로만 말했던 남녀 아이돌 가수 20팀이 드디어 '진짜' 속 마음을 털어놨다. 가장 핫한 아이돌 가수 92명이 최근 일간스포츠가 2012년 설 특집으로 진행한 아이돌 설문조사를 통해 친해지고 싶은 선후배 가수부터 이성과의 첫 교제 시기 등을 100% 솔직하게 낱낱이 털어놨다. 남자 아이돌 가수 45명과 여자 아이돌 가수 47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아이돌의 첫 이성교제
남 : 이성과의 첫 교제 시기는 16.6세다. (이하 설문 참여 인원수 36명)
→박재범을 비롯해 남자 아이돌 16명이 16세 때 이성과 처음 사귀어봤다고 답했다. 이어 19세 때가 9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뒤를 이어 4명의 남자아이돌 가수가 15세 때 교제를 했다고 밝혔다. 엠블랙 지오·이준을 비롯해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대답한 아이돌도 3명이나 있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늦게 이성에 눈을 뜬 가수는 케이윌. 그는 "21세에 처음 이성과 데이트를 했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아이돌 중 교제를 단 한 번도 해본적 없다고 대답한 아이돌은 엠블랙 천둥이 유일했다.
여 : 이성과의 첫 교제 시기는 15세다. (33명)
→보통 사람이라면 대부분 사춘기 시절 이성에 눈을 뜬다. 아이돌도 인간인 이상 마찬가지. 밥먹을 시간도 없다는 연습생 시절, 잠은 줄일 지언정 이성교제는 했다는 사실. 유치원 시절 첫 이성 교제를 시작했다고 답한 시크릿 징거를 비롯해 대학교 새내기 스물살 때 첫사랑에 빠진 레인보우 재경까지, 여자 아이돌이 남자아이돌보다 평균 1.6세 빨리 이성과의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돌이 친해지고픈 아이돌
남 : 아이돌 중 슈퍼주니어와 꼭 친해지고 싶다.(24명)
→남자 아이돌의 ‘우상’은 슈퍼주니어. 남자 아이돌들은 가장 친해지고 싶은 아이돌로 슈퍼주니어를 첫 손에 꼽았다. 보이프렌드 민우·현성·정민은 가장 친해지고 싶은 가수로 슈퍼주니어를 선택했다. 민우는 슈퍼주니어 중에서도 이특과 친해지고 싶어했고, 익명을 요구한 한 남자아이돌은 슈퍼주니어 신동과 '절친'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지지를 많이 아이돌 가수는 빅뱅(3표)이었다. 에이핑크 손나은·씨엔블루는 각각 2표를 받았다. 허각은 "미쓰에이 수지와 친해지고 싶다"며 부끄러워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원더걸스 소희·god 윤계상·2NE1 등이 있었다.
여 : 아이돌 중 원더걸스와 꼭 친해지고 싶다. (37명)
→소녀들이 친해지고 싶은 그룹은 총 7표를 받은 원더걸스가 1위를 차지했다. 국내 활동을 거의 안 해 만날수가 없어 친해지기 힘들다는 설명. 또 동방신기·소녀시대 등 '톱' 아이돌과 친해지기를 원했다. 반면 다수의 멤버들은 특정 사람을 선택하기 보다 '모두와 친해지고 싶다'고 답했다. 또 '나와 동갑인 아이돌은 다 친해지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이한 점은 남·녀 아이돌 모두 동성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돌의 다이어트 목표
남 : 나는 올해 2.8kg 몸무게 감량에 성공하겠다. (31명)
→설문에 참여한 31명 중 14명이 현재 몸무게에 만족해하며 "체중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씨엔블루는 용화를 제외한 정신·민혁·종현 등 세 멤버가 "살을 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비스트 두준·요섭 등도 "다이어트를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가장 살을 많이 빼겠다고 밝힌 남자 아이돌 가수는 슈퍼주니어 신동이었다. 신동은 올해 20kg이나 감량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허각은 “5kg을 빼겠다”고 ‘소박한’ 소망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B1A4와 보이프렌드 멤버 대부분은 오히려 "몸무게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여 : 나는 올해 3.35kg 몸무게 감량에 성공하겠다. (30명)
→대부분의 걸그룹 멤버들이 '비쩍' 마른 ‘젓가락 몸매’의 소유자. 그러나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모양인지 ‘난민 몸매’가 되고 싶은 걸그룹이 대부분이었다. 많게는 7kg부터 반대로 살이 찌고 싶다는 사람까지 답변도 다양하다. 미쓰에이 지아는 '올해는 살이 찌고 싶다'는 깜찍한 망언을 내뱉었다. 씨스타 효린은 '다이어트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매 관리를 하겠다'는 당찬 계획을 밝혔다. 또 몸무게에 민감한 17명의 소녀들은 대답을 살짝 피해갔다.
▶아이돌이 원하는 이상형의 키
남 : 내 이상형의 키는 적어도 155.2cm는 넘어야한다. (34명)
→남자 아이돌에게 이성의 키는 중요하지 않았다. 대다수가 "상관없다"는 데 입을 모았다. 150cm만 넘으면 좋다고 대답한 사람도 20%(7명)였다. 슈퍼주니어 은혁은 "100cm만 넘으면 된다"고 재치있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구체적으로 이상형의 키를 밝힌 아이돌도 있었다. 엠블랙 승호·비스트 요섭·인피니트 동우 등 14명은 이상형의 키는 160cm 이상이라고 답했다. 박재범과 인피니트 성규는 각각 156cm와 158cm만 넘으면 된다고 말했다.
여 : 내 이상형의 키는 적어도 172.7cm는 넘어야 한다. (37명)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이상형의 키를 묻는 질문에 평균 대답은 177cm였다. 하지만 아이돌의 대답은 이보다 현실적이라 다행이다. 미쓰에이 민은 165cm라도 좋다는 '호감' 대답을 했다. 반면 A걸그룹 B양은 180cm은 넘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키작남'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대부분 아이돌은 '내가 힐 신은 키보다 크면 좋겠다'고 했지만 요즘 걸그룹 멤버들의 키는 어마어마하다. 레인보우 윤혜는 '키는 중요하지 않다'는 개념 발언으로 남성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아이돌의 학교 성적
남 : 중학교 시절 반에서 23등까지 떨어져봤다. (28명)
→남자 아이돌은 의외로(?) 등수 공개에 거리낌이 없었다. 최하 등수를 묻는 질문에 28명 중 28%(8명)가 20등까지 해봤다고 고백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최하 등수가 가장 높았던 아이돌 가수는 인피니트 성규였다. 성규는 "제일 낮게 나온 등수가 반에서 10등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아이돌은 딱 두 명 뿐이었다. 이들은 "꼴등까지 떨어져 본 적이 있다"고 폭탄 발언을 하며 "비밀로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여 : 중학교 시절 반에서 17.3등까지 떨어져봤다. (24명)
→학창시절 최하 성적은 서랍 깊숙한 곳 숨기고 싶은 상처. 그만큼 익명을 요구한 멤버들이 많았다. C그룹 D양은 반에서 6등을 한 것이 최악의 성적.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멤버는 당당하게 '꼴찌'라고 적었다. 시크릿 멤버 지은은 성적에 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다. 1·2학년때 전교 10등안에 드는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마지막 기말고사, 성적이 내신에 반영 안 된다는 이유로 답안지를 3번으로 모두 찍었다. 그 결과 전교생 중 뒤에서 네 번째까지 밀렸다는 슬픈 사연.
▶아이돌의 씀씀이
남 : 한 달 용돈은 15만 8661원이다.(30명)
→"매니저 형이 있으니 용돈이 필요 없어요"가 대다수 공통된 의견.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30명 중 무려 11명이 용돈을 받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필요할 때 마다 용돈을 받아서 쓴다는 아이돌은 슈퍼주니어 려욱을 포함해 4명이었다. 한 달에 50만원 이상 쓴다는 아이돌은 4명이었고, 10·20·30만원을 쓴다는 아이돌은 각각 3명이었다. 인피니트 호야는 "용돈이 17만 5200원"이라며 구체적으로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여 : 한 달 용돈은 27만 3600원이다. (20명)
→한 구인구직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평균 용돈은 41만원. 대부분 아이돌은 용돈을 받지 않고 그때 그때 받아서 쓰거나 카드를 쓴다. 시크릿 징거는 용돈의 개념 없이 무제한이지만 '경제 관념'이 있어 허투루 돈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가수(가나다 순)
남자 : 박재범·보이프렌드(광민·동현·민우·영민·정민·현성)·비스트(기광·동운·두준·요섭·준형·현승)·엠블랙(미르·이준·지오·승호·천둥)·슈퍼주니어(규현·동해·려욱·성민·신동·시원·예성·은혁·이특)·씨엔블루(민혁·용화·정신·종현)·인피니트(동우·성규·성열·성종·우현·엘·호야)·케이윌·허각·B1A4(공찬·바로·산들·신우·진영)
여자 : 달샤벳(가은·비키·수빈·지율·아영·세리)·레인보우(재경·우리·지숙·노을·승아·윤혜·현영)·미쓰에이(페이·지아·민·수지)·시크릿(효성·선화·징거·지은)·씨스타(효린·보라·다솜·소유)·에이핑크(남주·초롱·보미·은지·나은·유경·하영)·지나·카라(규리·승연·니콜·하라·지영)·포미닛(지현·가윤·지윤·현아·소현)·f(x)(빅토리아·엠버·루나·설리)
김연지·김진석 기자 yj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