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식 아파트에 사는 사람, 있어?
복도식 아파트 살아본 사람은 알 거야. 빼곡한 문을 하나 둘 지나갈 때의 기묘한 기분. 걸어갈 때마다 누가 문을 열지는 않을까, 어떤 사람이 살고 있을까, 별의별 상상을 다 하거든.
복도식 아파트 살던 때 있었던 일이야.
학원이 일찍 끝났나, 주말 낮이었어 아마.
요즘처럼 한창 폭염이었던 때여서 지치고 피곤한 상태로 집으로 가고 있는데 잠깐 바람이 불더라.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봤는데
난간에 걸려있던 이불인가, 하얀 천이 떨어졌더라고.
별생각 없이 갔지. 푹푹 찌는 더위 때문에 걷는데 힘이 안나더라.

문을 열려고 보는데 기분이 쌔한 거야...
복도 쪽을 봤는데
뭐지..? 움직였어. 분명히. 그 천이 말이야..

바람 때문이겠지. 피곤해서 헛것이 보인 걸 거야.
생각하면서 다시 보는데..
점점 커지더니.. 그게 나한테 가까이 오기 시작하는 거야..

식겁해서 문을 열려고 하는데 열쇠도 안 보여...
겨우 찾아서 다급하게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갔어.

현관문 구멍으로 밖을 보는데..
호러 딜리버리 서비스 5화 '아파트' 중에서.
by. 72초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