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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엔터테인먼트 |
[베프리포트=김주현 기자] 여름 밤을 아름답게 수놓는 방법, 인피니트와 함께라면 가능할 것 같다. 인피니트가 3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소극장 콘서트 '그 해 여름'을 개최하고 팬들을 만났다. 인피니트는 진짜로 팬들을 '만났다'. 그 어느 서술어보다 정확할 수 없는 설명, 팬들이 너무 잘 보여서 놀랐다던 동우의 말대로 인피니트는 팬들을 만나고 노래로 호흡하며 퍼포먼스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인피니트의 가장 큰 장점은 '연차를 그대로 흡수한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고 연차가 쌓일수록 선배 대접을 받는다지만, 실력이 어떤 후배의 그림자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현은 공연에서 '인피니트는 거의 100번의 콘서트를 한 팀'이라고 이야기했다. 약 100회의 콘서트, 7년이라는 세월 동안 인피니트는 호흡을 맞추면서 인피니트만의 색깔을 고스란히 뿜어내고 있었고, 그것은 '그 해 여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모든 무대를 늘 처음처럼, 그리고 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했다. 싱그러운 여름 내음이 가득한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그 해 여름', 'MEMORIES', '마주보며 서 있어' 무대를 이어나간 인피니트는 '적어도 자신의 파트만큼은 그 누구보다 완벽히 소화함'을 증명했다. 토크 시간에서는 각자의 근황을 전하고 팬들의 요구에 완벽히 호응하며 소극장 콘서트의 묘미를 보여줬고, 이어진 'MAN IN LOVE', '맡겨'에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든 인피니트에게 팬들은 마음을 맡기고 신나게 뛰어노는 장관을 연출했다.
어쿠스틱 메들리 역시 인피니트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으로, 'Cover girl'에 이어 '24시간', '다시 돌아와', '하얀 고백'을 마치 한 곡처럼 편곡해 듣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어쿠스틱답게 한 명 한 명의 음색을 잘 느낄 수 있었으며, 특히 '하얀 고백' 때는 눈이 내리는 듯한 배경을 연출해 더운 여름 속 찬 겨울을 연상케하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인피니트는 엘, 성종, 우현, 호야, 성규, 동우 그리고 성열의 솔로 무대 후 'She's Back', 'Nothing's over'를 들려줬다. 'Nothing's over' 무대 중 우현은 '쥬거 쥬거(죽어 죽어)'라는 추임새로 팬들은 물론 기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신나는 두 곡 이후 1집 수록곡 '붙박이별'을 부른 인피니트는 "오랜만에 불렀는데도 몸이 기억하고 있다"며 새로운 감회를 전했다.
인피니트 단체 카카오톡이 공개되고, 검은색 의상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온 멤버들은 '내꺼하자', 'Paradise'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변함 없는 칼군무를 선보이는 멤버들의 춤 외에도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호야의 라이브 실력이었다. 호야가 노래와 춤, 랩 모두 잘해내고 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Paradise' 파트 중 '깨질까봐'라는 부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고 끊어지지 않는 호흡으로 기자를 놀라게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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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의상이라 마음에 든다던 엘은 이후 신곡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며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함성을 불러일으켰다. 엘은 "다음 앨범, 컴백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곧 있으면 컴백 일정이 공개될 것 같으니까 기대해주세요"라고 전했다. 호야의 참여로 더욱 화제를 모은 'One day'가 공개된 직후에는 팬들의 열렬한 환호만이 남았다. 호야의 애절한 목소리로 끝나는 'One day'에 컴백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루만 널 볼 수 있다면 같은 실수는 안 할텐데'와 같은 가사가 인피니트만의 애절함을 살리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완벽한 콘서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 인사 역시 빼놓지 않았다. 멘트 중 가장 말수가 적었던 성종이 세션의 이름을 하나씩 언급하며 감사의 말을 남겼고, 뿐만 아니라 이중엽 대표를 포함한 소속사 관계자를 비롯한 스타일리스트, 경호원, 티켓 안내자에게까지 고마움을 전했다.
앵콜의 마지막 전, 'Back'과 'Bad' 무대로 강렬함을 선보이며 '콘서트의 끝판왕'다운 여운을 남긴 인피니트는 특히 성열의 댄스 브레이크로 마지막까지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연이 거의 끝나감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는 그 모습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였던 것. 2016년 9월 컴백을 암시하는 스포일러 영상이 끝나고 멤버들은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했다.
성종은 "지난 2월 콘서트에 대한 준비를 많이 못해서 (이번에) 잘 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즐겨주시고 웃는 모습을 보여주시니까 좋다. 더 발전된 모습, 멈추지 않는 모습 보여드릴테니 기대해달라"고 말했고, 엘은 "벌써 6년간 함께 했다. 컴백 외에도 멤버들의 다양한 모습을 기대해달라. 저는 항상 우리 소녀들을 위해 노래하고 다양한 것들을 들려드리도록 하겠다"며 덧붙였다.
'명언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진 동우는 끝까지 팬들의 안전에 신경 쓰며 감동시키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정말 좋은 사람일수도 있고, 나쁜 사람일수도 있다. 오늘 밀었던 사람들, 싸우던 사람들 결국에는 다 사랑하며 살자고 말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것. 이어 "음악을 쭉쭉 하면서 '그 해 여름' 4, 5, 6, 7까지 쭉 와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골절에 감기까지 겹쳤다던 우현은 "지금 주신 함성 잊지 않겠다. 어제 제가 리허설을 못 해서 미안했다. 그게 마음에 걸렸다"며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스태프분들께 감사하다. 또 매번 저희가 무대를 색다르게 바꿀 것이다. 찾는 재미도 있을 것이니까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매번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성열은 "저도 '간절함'하면 빠지지 않는 친구다. 200%로 무대를 했다. 다 같이 고생도 많이 하고 힘들게 준비를 했는데 여러분들이 마음에 드셨을지 모르겠다. 오늘 와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성규 역시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드린다. 저도 간절함을 간직하고 무대에 서겠다"고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 소감을 전한 멤버는 호야였다. 재치가 넘쳤던 호야는 "멘트를 따로 준비하지 않는다. 그 순간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다. 아까 울컥했다고 말씀드렸는데, 마지막에 가면서는 100% 감동으로 올려야겠다고 해서 간절하게 했다"며 웃음과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어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진심으로 반가웠고, 고마웠고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못 오시는 분들이든 오시는 분들이든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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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는 2012년을 시작으로 아이돌그룹 소극장 콘서트의 트렌드를 선두하며 올해로 3회째를 맞은 '그 해 여름 3' 첫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지었다. 즐거운 토크, 알찬 무대, 또 신곡에 대한 기대감까지 모두 갖춘 공연 덕분에 팬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인피니트 역시 좋은 기운을 받았다. 첫 공연이 잘 끝난만큼 앞으로 남은 공연도 순항을 달 것으로 보인다. 공연을 관람한 한 관계자는 "역시 인피니트 공연이 제일 좋다"고 귀띔했다. 그 말은, 팬들에게도 기자에게도 틀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