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인생은 그런 거더라
이 세상 살다 보면
어려운 일 참 많더라
하지만 알고 보면
어려운 것 아니더라
울고 왔던 두 주먹을
빈손으로 펴고 가는
가위 바위 보 게임이더라
인생은 어느 누가
대신할 수 없는 거더라
내가 홀로 가야할 길
인연의 강 흘러가는
알 수 없는 시간이더라
쉽지만 알 수 없는
인생은 그런 거더라
서문인, 가는 세월
나를 유혹하는
그대의 빛깔에
깊은 정 젖어 드는데
무정한 세월아
아서라
꽃잎 떨구지 말아라
너는 어이해
내 빈 가슴속에
둥지도 틀지 않고
새처럼 훌쩍 날아가 버리는가
발 동동 구르며
서러운 이별로
가는 세월아
이리와
술 한잔 받고
쉬었다 가거라
바람의 분량만큼
허리 굽혀 살아온 그대
묻지도 않은 말에
고분고분 답하는 그대
아무 일, 아무 일 없다며
꼭꼭 눈물 삼키는 그대
홍수희, 지금 이 순간
햇볕이 유리창을 간질이고 있다
창밖엔 물오르는 초록
아픈 기억이 있다면 놓아주어야겠다
놓아주는 일이 더 아프더라도
용서라는 말이 더 용서할 수 없을지라도
당장은 이해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저 물살 빠른 시간에게 주어야겠다
마음을 찬찬히 비우고 보면
해가 뜨는 오늘이 잔칫날이다
황순택, 올라가기
젊었을 때부터
노인이 될 때까지
사람들은 있는 힘 다해
위로 위로 올라가려 한다
그러나 올라가면
다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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