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연예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일방통행’에 애꿎은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기획사들은 소속 가수의 컴백을 앞두고 홍보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세운다. 티저 사진과 영상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쇼케이스와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 등이 컴백 전후로 이뤄진다.
가수들이 동시에 컴백하는, 이른바 ‘컴백 시즌’에는 이 일정을 잡기 위한 기획사들의 눈치 작전도 치열하다. 일부 기획사들은 팬덤이 큰 아이돌이나, 음원 파워가 있는 가수를 피해 컴백 일정이나 프로모션 일정을 조절하기도 한다.
시간이 겹칠 경우 생기는 혼선을 막기 위한 노력이다. 불가피하게 일정을 같은 날로 잡게 되는 경우 후배 가수 혹은 뒤늦게 일정을 잡은 쪽이 시간을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YG만큼은 이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 눈치다. 다른 가수들의 쇼케이스, 인터뷰 일정이 이미 공지된 후에도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일정을 잡고 초대 공지를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최근 YG는 소속가수 세 팀의 행사 일정과 관련한 공문을 보냈다. 우선 지난 달 8월2일 같은 달 4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리는 ‘빅뱅 10주년 기념 행사’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하루 전인 1일 오전 나인뮤지스의 유닛 나인뮤지스A가 같은 날 같은 시간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 열리는 쇼케이스 초청문을 보낸 후였다. 결국 나인뮤지스가 오전 11시로 시간을 옮겨 상황이 정리됐다.
지난 8월 4일 오후 7시에는 블랙핑크의 데뷔 쇼케이스 초청 공문을 보냈다. 해당 쇼케이스는 같은 달 8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열렸으며, YG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이 참석했다.
같은 날에는 그룹 2PM의 멤버 준케이(Jun.K)의 첫 솔로 앨범 쇼케이스 행사가 예정돼 있었다. 준케이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해당 내용을 담은 초청 공문은 지난 7월 29일 오후 보냈었다.
준케이의 쇼케이스가 열린 시간은 블랙핑크의 쇼케이스 시작 1시간30분 후인 오후4시30분이었다. 장소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공연장이었다. 쇼케이스 진행 시간을 1시간으로 고려했을 때 빠듯해 보이는 동선이었다.
이 행사들의 경우 별다른 조율 없이 그대로 진행됐다. 그 결과 더 늦은 시간 행사를 진행한 준케이의 쇼케이스에 참석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대거 발생했다.
가장 최근에는 송민호와 바비의 라운드 인터뷰 일정으로 혼선을 일으켰다. 지난 6일 오후 YG는 “송민호와 바비의 솔로와 유닛 활동을 앞두고 오는 12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YG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오는 12일은 이미 두 개의 행사가 예정돼 있는 상태였다. 우선 지난 5일 그룹 다이아가 같은 날 오후4시45분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공연장에서 진행하는 쇼케이스에 대해 공지 했었다. 이는 다이아가 컴백 소식을 전한 지난달 발부터 예정된 일정이었다.
데뷔를 앞둔 케이블TV Mnet ‘프로듀스 101’ 출신 가수 김주나 역시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쇼케이스를 열 예정이었다. 김주나는 소속사를 통해 지난 5일 이와 같은 소식을 공지했다.
결국 김주나가 시간을 옮겼다. 김주나의 소속사는 7일 오전 데뷔 쇼케이스 일정은 오전 11시로 옮기겠다는 ‘시간 변경’ 공문을 보내며 사과의 입장을 전했다.
세 경우 모두 의도치 않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물론 ‘선택’의 의미에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언론사가 데뷔 10주년을 맞은 빅뱅, YG에서 7년 만에 내놓는 걸그룹과 양현석 등 화제성 높은 일정을 배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에 소속사 입장에서는 ‘경쟁’을 피하기 위한 차선책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랜 시간 컴백을 준비하고 일정을 공지한 회사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만으로도 큰 파급력을 갖는, 가요계 ‘공룡’ 기획사 YG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YG는 시간을 옮긴 기획사들에 따로 연락을 취하는 등 조율을 위한 기본적인 노력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다수의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은 티브이데일리에 “대형 기획사의 ‘갑질’ 같은 느낌이다. 상도에 어긋나는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탓 피해를 겪은, 혹은 3자의 입장에서 이를 지켜봤던 관계자들 대부분이 “예상 밖 일이 발생해 김이 새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이름값이 있으니 그냥 알아서 피해야 하는 분위기”라는 상황을 전했다.
요약 : 예전에 YG 때문에 나인뮤지스A, 준케이가 피해를 봤는데 오늘 또 YG 때문에 김주나 데뷔 쇼케이스 당겨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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