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문재인 전 의원이 시국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었다. 그는 지난 총선 당시 광주에서 행한 자신의 정계 은퇴 발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판단 때문"이었다고 변명했다. 참으로 무책임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무릇 정치인의 말은 책임을 전제로 한다. 국민 또는 유권자를 향한 무거운 약속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응당 신뢰의 문제까지 내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는 호남 유권층을 업신여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롱하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문재인 전 의원에게 호남차별.....뜻이기에 그렇다. 아울러 그런 식으로 속여서 표만 얻어내면 된다는 매우 파렴치한 속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보다는 자신의 무능과 단견에서 기인하는 야권 주요 지지기반인 호남의 이탈에 대해 무거운 자세로 용서를 구했어야 옳다. 그런데도 고작 얄팍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말았으니 그의 사고체계가 유아적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무엇보다 이런 정도의 인문학적 소양 밖에 갖추고 있지 못한 인사가 야권의 대권 주자로 군림하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문재인 전 의원의 정계 은퇴 번복이 무려 5차례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런 와중에 부산 LCT 사건이 터졌다. 노무현 정권 말기에서 이명박 정권 그리고 박근혜 정권에 이르기까지 3대 영남 정권이 연루된 초대형 건설 비리다. 정계, 관계, 법조계 가리지 않고 거미줄처럼 촘촘히 엮여 있는, 그야말로 범법자들에겐 죽음의 판도라인 셈이다.
한국사회 권력 심층이 망라된 것으로 여겨지는 이번 사건이 또 어느 선에서 정치적 밀당으로 적당히 마무리 될지 벌써 의문스런 생각이 앞선다. 며칠전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의 생뚱맞은 청와대 영수회담 제안이 불쑥 떠오른다. 그런데 그것이 추 대표 독단에 의한 것이었을까?
분명한 것은, 야권에서 어떤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미온적인지 특히 온갖 간교한 궤변을 쏟아내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물타기하는지 살펴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듯싶다. 딱한 것은, 한국 정치판 수준이 국민 평균 의식을 밑돈다는 점이다. 국가적으로 불행이 중첩되는 이유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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